“푸틴 비판했다가”…‘노벨상 수상’ 러 언론인, 기차서 페인트 테러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8일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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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언론인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기차에서 페인트 테러를 당했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러시아 타스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드미트리 무라토프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은 이날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사마라로 향하는 열차에서 신원 미상의 남자 2명에게 페인트로 공격 당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당시 용의자들은 무라토프 편집장을 향해 아세톤 용제가 섞인 붉은 페인트를 뿌리며 “무라토프, 이건 우리 아이들을 위한 거야”라고 외쳤다.

이 사건으로 무라토프 편집장은 물론 열차도 붉은 페인트로 뒤덮였다. 열차 전체에 기름 냄새가 퍼졌고, 열차 출발도 30분 지연됐다.

무라토프 편집장은 “눈이 후끈후끈 달아오르고 있다”며, 노바야 가제타 텔레그램과 트위터에 피격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경찰 당국을 인용해 “현재 2명의 용의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무라토프 피습 당시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용의자 두 명이 곧바로 도망치면서 체포하지 못했다.

무라토프 편집장은 러시아 표현의 자유를 위해 투쟁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필리핀 마리아 레사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인물이다.

노바야 가제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비판적인 보도를 해와 당국으로부터 두 차례 경고를 받았다.

매체는 폐간에 처하는 상황을 막겠다며 지난달 28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발행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다만 노바야 가제타 출신 기자팀이 러시아 밖에서 다른 언어로 기사를 게재하며 채널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는 언론 탄압이 거세지고 있다. 독립 언론 대부분 접근이 차단되거나 제한됐으며,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 사용도 금지된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에 반대하는 모든 행위를 “국가 배신”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당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묘사할 경우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전쟁 관련 “가짜 정보를 퍼뜨릴 경우 징역 15년에 처하겠다”는 엄포도 놓은 상태다.

최근에는 미상의 친정부 인사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다수 러시아 운동가와 언론인 집을 파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한편 무라토프 편집장은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 난민 기금 마련을 위해 노벨 평화상을 경매에 부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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