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대통령 “우리가 푸틴 오판, 전쟁 막는 데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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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집권때 對러 정책 직접 추진… “러와 獨 잇는 가스관 사업도 실수”
‘우크라 나토 가입’ 獨 반대 책임론에… 메르켈 前총리 “당시 내 결정 고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66)은 자신이 외교장관이던 시절 러시아와의 평화적 관계 수립을 위해 추진한 정책은 실패였다고 시인했다.

5일 독일 ZDF방송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러시아를 유럽 안보 체제 안으로 통합시키려는 지난 20년간의 노력이 허사였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있지만 우리는 전쟁을 막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재임 시절 2005∼2009년, 2013∼2017년 두 차례 외교장관을 맡아 독일의 주요 대(對)러시아 정책을 책임졌다.

특히 그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스트림2에 대해 “파트너들의 경고를 조금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어야 했다”며 실수였음을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할 수 있다며 이 사업에 반대했지만 독일은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까지 이 사업을 고수했다.

푸틴에 대해선 오판했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그(푸틴)가 자신의 제국주의적 광기(madness)를 위해 러시아의 완전한 경제적, 정치적, 도덕적 파멸을 허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2008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독일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했다며 메르켈 전 총리를 비판했다. 이에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신의 당시 결정을 고수한다면서 “러시아의 야만적 행위를 끝내기 위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에 전폭적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독일 대통령#푸틴#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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