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방부 “부차 탈환 최소 10일 전부터 시신 거리에 방치됐었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6일 0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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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의혹 책임을 부인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부차를 탈환하기 최소 10일 전부터 시신이 거리에 방치됐었다고 영국 국방부가 평가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이날 최신 정보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21일 촬영한 위성 사진상 부차 거리에 최소 시신 8구가 놓여 있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부차는 지난달 31일까지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됐었다”며, 민간인 학살이 우크라이나 측 소행이라는 러시아 주장을 반박했다.

학살 피해 사진이 공개된 이후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부대 전원이 부차에서 완전히 철수한 지난달 30일 이후에 시신을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전날 인공위성 영상을 검토한 결과, 러시아군 점령 기간인 최소 3주 전부터 시신이 거리에 방치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민간 인공위성 영상업체 막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시신 중 최소 11구가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한 지난달 11일부터 거리에 놓여 있었다.

NYT 시각조사팀이 시신 최초 등장 시기와 주민이 살해된 시기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후 위성영상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9일에서 11일 사이 신체 크기의 검은 물체가 부차 야블론스카 거리에 등장했다.

이 물체는 우크라이나군이 부차를 수복한 뒤인 지난 2일자 영상에도 같은 자리에 있었으며, 3주 이상 방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3일 러시아군이 철수한 키이우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현재 각 마을 진입을 위해 지뢰를 제거 중이며, 피해 수습이 본격화되면 희생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부차를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시민들이 고문당한 뒤 손이 뒤로 포박당한 채 사살됐다”며 “일부는 거리에서 총격을 받았고, 일부는 우물에 던져졌다”고 호소했다.

또 “러시아군은 시민들의 팔다리를 자르고 목을 베었으며, 아이들 앞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며 “(러시아군이) 원치 않는 말을 한다는 이유로 혀가 잘려 나갔다”고 규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민간인 학살 의혹 관련 회의를 개최했으며,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연출한 현장”이라며 책임을 거듭 부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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