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캐리 람 후임에 ‘보안법 주도’ 존 리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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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코로나에 입지 흔들… 연임 포기
‘후보 급부상’ 리, 反中시위 강경진압… SCMP “리 선출땐 경찰국가될 것”

다음 달 8일 예정된 홍콩 행정수반인 행정장관 선거에 캐리 람 현 장관이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행정부 2인자인 존 리 정무사(政務司) 사장(65·대통령제로 치면 총리 격)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 사장은 홍콩 반정부 시위 진압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집행 등을 주도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람 장관은 이날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서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 앞서 홍콩의 내각인 행정회의와 중국 정부에도 불출마 의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지난달 27일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5월 8일로 연기됐다. 람 장관 임기는 6월 30일까지다.

람 장관은 올 초만 해도 연임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임기 말 코로나19 대처 미흡으로 입지가 크게 흔들렸고, 중국 정부 눈 밖에 나면서 연임 도전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차기 행정장관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경찰 출신 존 리는 중국 정부의 의중에 따라 홍콩 내 반중,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한 대표적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2017년부터 홍콩 치안총수인 보안국장으로 4년간 재임하면서 2019년 홍콩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한 ‘송환법’ 반대 시위 등 2020년까지 이어진 각종 반중 시위에 강경 대응했다. 또 2020년 홍콩보안법 도입에 앞장섰고 지난해에는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핑궈일보를 폐간시키기도 했다. SCMP는 “리 사장이 행정장관으로 선택된다면 홍콩은 경찰국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앞으로 많은 이들이 홍콩을 떠날 것이라는 말이 정가에 돌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달 8일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선출될 차기 행정장관은 중국 정부 승인을 거쳐 7월 취임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홍콩 행정장관#캐리 람#존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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