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피우며 맨발로 배추 밟고…中 또다시 비위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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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16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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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쏸차이. CCTV2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쏸차이. CCTV2
중국의 일부 업체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절임 식품을 제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해 상의를 탈의한 남성이 절임배추가 담긴 수조 안에 들어가 작업을 벌이는 이른바 ‘알몸 배추’ 논란이 불거진 지 1년 만에 또다시 비위생적인 작업 환경이 폭로된 것이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소비자의 날을 맞아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晚会)’를 통해 후난성에 위치한 쏸차이(酸菜) 제조공장의 위생 상태를 전했다. 쏸차이는 배추나 갓을 소금 등을 이용해 절인 뒤 발효시킨 식품이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맨발인 직원들이 쏸차이 절임 통에 들어간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부 직원은 담배를 피우면서 작업했고, 흡연하던 손으로 절여진 배추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또 포장하기 전 쏸차이를 포대 등에 담아두거나 일부는 더러운 바닥에 그대로 쌓아뒀다.

매체는 해당 업체 외에도 제조 환경이 비슷한 다른 쏸차이 제조업체 3곳도 폭로했다. 이 업체들은 중국 유명 식품 브랜드인 캉스푸(康师傅) 등 다수 식품 유통회사에 납품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 직후 누리꾼들은 “여태껏 내가 ‘흙탕물 쏸차이’를 먹은 것이냐”고 분노했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제조된 쏸차이는 불순물이 섞일 수 있지만, 잘게 다져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며 “발각돼도 벌금 1000~2000위안(약 19~38만 원)만 물면 된다”고 설명했다.

캉스푸 측은 방송 이후 성명을 통해 “문제가 된 업체와 모든 협력 관계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린 점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문제가 된 쏸차이가 사용된 제품은 폐기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현지에서는 캉스푸 이외에도 KFC와 진마이랑(今麦郎), 백상(白象) 등이 해당 업체들에서 납품받은 쏸차이를 사용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KFC 측은 즉각 “문제 업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진마이랑과 백상 측도 “폭로된 업체들과 어떠한 협력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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