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500명, 우크라 북동부에 발 묶여…식량·식수도 부족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4일 1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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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포격으로 유학생 500여 명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에 발이 묶여 있다고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식량과 식수 부족에 처해 있다고 한다.

가디언은 러시아와 접한 우크라 북동부 국경에서 40㎞ 떨어진 마을 ‘수미’에 500명 이상의 유학생들이 갇혀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은 나이지리아 학생이고 가나, 에티오피아, 앙골라, 탄자니아, 르완다, 아일랜드, 인도, 레바논, 터키 학생들도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은 며칠 째 러시아의 포격이 이어지면서 도로망이 훼손됐다. 도시 외곽 도로와 다리가 파괴됐고 기차와 버스 운행도 중단됐다. 마을 곳곳에선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뒤 많은 우크라 학생들이 대피했지만, 이 유학생들은 그들 대학의 조언에 따라 5개의 호스텔 건물에 남았다.

한 유학생은 “학교가 우리에게 가장 좋은 정보를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학교는 호스텔에 머물면서 식량을 비축하라고 조언했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는 꼼짝도 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일부 시민은 그들은 남쪽 도시로 데려다 주겠다면서 1600달러(약 193만원)를 내라고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고 했다.

식량과 식수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공격은 주로 도시 외곽에서 이뤄졌지만 곧 러시아군이 도시로 진입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월 수미에 온 나이지리아 출신 한 의대생은 “매일 폭발음이 들린다. 매번 벙커로 달려가야 한다”며 “어제는 오전 6시, 7시에 폭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들으면 지하실로 달려간다. 그것이 임시 벙커”라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식량·식수 공급이 끊겼고 상점으로 가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면서 “음식과 물이 고갈되고 있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탄산수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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