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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기시다 총리, 웃는 얼굴로 아베 색깔 없애고 있다”

입력 2021-11-18 03:00업데이트 2021-11-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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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반대한 하야시 외상 임명 등
인사-정책에서 자신 색깔 드러내, “비둘기서 매 변신… 지지율 올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총리가 달라졌다. 비둘기가 아니라 싸우는 ‘매’ 느낌이다.”

최근 일본 정계와 관가에서 이 같은 말이 나오고 있다. 집권 자민당 내 파벌 중 평화주의를 내건 ‘고치카이(宏池會)’를 이끄는 비둘기파 정치인 기시다 총리가 투사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 평론가 고토 겐지(後藤謙次) 씨는 16일 “기시다 총리가 웃는 얼굴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색깔을 (과감하게) 없애고 있다”며 “내각 지지율이 오르는 걸 보면 장기 집권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우선 ‘인사’에서 자신의 색깔을 내보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가 5일 아베 전 총리에게 새 외상으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전 문부과학상을 임명하겠다는 뜻을 전했을 때 아베는 반대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하야시 외상 카드를 밀어붙였다. 지난달 초 기시다 총리가 당과 내각 인사를 단행했을 때도 아베는 “솔직히 불쾌하다”며 주변에 불만을 털어놨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한 바 있다. 자신이 미는 인사가 핵심 자리를 꿰차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로선 하야시 외상이 영향력을 키우는 게 달갑지 않다. 아베와 하야시는 모두 야마구치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데, 다음 중의원 선거 때 선거구가 지금의 4개에서 3개로 줄어든다. 아베의 지역구인 야마구치 4구와 하야시의 지역구 야마구치 3구가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구 내 아베 전 총리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지난달 31일 중의원 선거 때 아베는 8만여 표로 당선됐는데, 4년 전 선거 때보다 득표수가 약 2만 표 줄었다. ‘보수 왕국’ 야마구치에서 4개 선거구 모두 자민당 후보가 당선됐는데, 아베 전 총리의 득표율(69.7%)이 가장 낮았다.

기시다 총리는 정책에서도 아베 색채를 지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여성과 노인의 사회활동을 독려하는 ‘1억 총활약’ 정책 추진실 등 아베 정권 시절인 2015∼2017년 핵심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설치된 4개 조직을 폐지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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