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제자의 딸 안고 수업한 교사…“눈물이 왈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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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5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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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드미아 디산테 페이스북
사진=루드미아 디산테 페이스북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제자가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스승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는 루드미아 디산테(18)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사진 한 장과 글을 공유했다.

사진 속에는 중년의 남자가 아이를 안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안고 있는 아이는 이 남자의 아이가 아니라 디산테의 아이다. 디산테는 아르헨티나 중학교 5학년,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 3학년이다. 지난 8월 아기를 출산한 그는 최근 학업을 이어나가기가 힘들어졌다.

그동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원격수업을 들으며 수업을 받아왔지만 지난 8월에 출산을 하며 수업 진도가 확 뒤처져 버렸다. 더군다나 학교가 대면 수업을 재개하면서 아이가 있는 그는 수업에 참석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게 됐다.

그런 그에게 따듯한 손길을 내민 건 선생님이었다. 디산테의 사정을 알게 된 경제학 교사 페데리코 텐레이로는 “방법을 찾아보자. 일단 학교로 와. 기다릴게”라면서 디산테를 격려했다.

교사는 어렵사리 학교를 찾은 디산테에게 “나도 자식이 다섯이라 아이를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며 용기를 북돋아줬다. 디산테는 “모두가 나에게 학업을 포기하라고 했다. (손을 내밀어준 선생님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흘렀다”고 전했다.

아이를 안고 학교에 간 첫날에도 난관은 있었다. 아이가 울어버리면서 수업 진행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때 텐레이로 교사는 디산테에게 다가가 아기를 달라고 했다. 5자녀의 아빠인 그는 능숙하게 한 손으로 아기를 안은 채 또 다른 손으로 교재를 들고 수업을 진행했다. 그런 교사의 품에서 아기는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교사의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한 디산테는 “선생님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낀다”면서 “평생 은혜를 잊지 못하겠다”고 전했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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