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총선서 과반 확보했지만… ‘절대 1강 체제’는 흔들

도쿄=박형준 특파원 , 도쿄=김범석 특파원 입력 2021-11-01 03:00수정 2021-11-01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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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자민당 최소 10석 이상 줄듯
승리 후보에 꽃 붙이는 기시다 총리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가 실시된 3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개표 과정을 지켜보다가 당선이 확실시되는 후보에 장미 모양의 리본을 붙이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여당이 과반 의석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AP 뉴시스
10월 30일 오후 7시 반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오이마치(大井町)역.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중의원 선거(총선) 마지막 유세장에 나타나자 청중 300여 명이 “와” 소리를 지르며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기시다 총리는 “환경 부대신을 지낸 이시하라 히로타카(石原宏高) 후보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012년 총선 때부터 세 차례 모두 젊은이의 성지인 아키하바라(秋葉原)역에서 마지막 연설을 했다. 젊은층이 자민당에 대한 높은 지지를 보여줘 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한 표가 급한 기시다 총리는 격전지인 도쿄 3구를 방문해 특정 자민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의 호소에도 자민당은 의석수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기시다 총리는 선거 전에 ‘공명당을 합친 여당으로서 과반 확보’로 목표를 낮춰 잡았었다.


일본 언론들이 집권 자민당의 과반(233석) 의석 확보가 유력하다고 전했지만 이전의 276석에서 최소 10석 이상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야당은 세를 늘렸다. 아베 전 총리는 7년 8개월 동안 280석이 넘는 ‘자민당 절대 1강’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적 반대가 높은 안보 관련 법안 등을 힘으로 밀어붙였지만 기시다 정권은 연립여당과 야당 눈치를 봐야 하는 새로운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자민당 의석이 줄어든 것은 약 9년을 이어온 아베-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기시다 총리는 10월 4일 취임하며 아베 정권 때부터 이어져 온 벚꽃 모임 스캔들, 모리토모(森友) 사학재단 비리 의혹 등에 대해 “재조사할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자민당 간부와 각료 인사에서도 아베 전 총리와 가까운 정치인을 대거 배치해 일본 국민들이 실망했다. 아사히신문이 앞서 9월 11,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는 “차기 총리는 아베 노선을 계승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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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의 일본유신회는 NHK 출구조사에서 34∼47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제3당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유권자 중에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의 표를 ‘개혁’을 강조하는 일본유신회가 흡수했다. 유신회는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1% 이내로 묶는 관행을 없애 방위력을 강화하고, 개헌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소선거구 중 73%에서 일본공산당 등 4개 야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야당의 의석은 크게 늘지 않았다.

정치 평론가인 고토 겐지(後藤謙次) 씨는 31일 본보 인터뷰에서 “자민당 의석이 줄면서 분배 정책 등 기시다 총리가 취임 당시 내세웠던 자신만의 정책들을 제대로 펼치지 못할 수 있다”며 “자민당 2인자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간사장 등에 대한 문책 인사도 조만간 실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마리 간사장은 출구조사 결과에서 낙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30석 전후로 예상되는 공명당과 의석을 합쳐야 절대안정다수(261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안정다수는 중의원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고,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점할 수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일본 자민당#기시다 후미오#일본 중의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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