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성폭행에 임신한 11세 소녀…가족들 돌연 낙태 막은 이유

뉴스1 입력 2021-10-27 11:44수정 2021-10-2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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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할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볼리비아의 11세 소녀가 가족들의 반대로 낙태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25일(현지시간) 볼리비아 EFE 등 외신에 따르면 산타크루즈 야파카니 지역에 거주하는 A양(11)은 5개월 전 61세의 의붓할아버지로부터 성폭행당했다.

이후 A양는 친척 중 한 명에게 “배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느껴진다”고 털어놓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친척이 A씨를 병원에 데려가면서 임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들은 A씨의 성폭행 사실을 안 뒤 경찰에 신고했고, 곧바로 낙태 수술을 계획했다. A양 역시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고, 이후 여러 차례 복용해야 하는 임신중절 약을 한 번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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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돌연 가족들은 마음을 바꿔 ‘임신 유지’ 동의서에 서명했다. 현지 언론은 가족들이 볼리비아 가톨릭 교회의 영향으로 낙태 반대에 나섰다고 추측했다.

볼리비아 가톨릭교회는 “생명을 지키고 사랑스럽게 키우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라며 “낙태가 강간 피해를 개선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심각한 심리적 상처를 오래 남긴다”고 주장해 왔다.

A양과 마찬가지로 볼리비아 당국은 낙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두아르도 델 카스티요 볼리비아 내무부 장관은 “소녀가 임신을 계속 유지하려면 심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강간으로 임신한 아기를 매일 돌봐야 하는 11세 소녀를 상상해보라.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은 11세 소녀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현재 A양의 의붓할아버지는 성폭행 혐의로 산타크루즈 북쪽에 있는 몬테로 교도소에 구금된 상태다. 볼리비아에서는 1970년부터 강간으로 임신한 사례에 한해 낙태가 합법화됐다. 2014년 이후엔 법원의 명령 없이도 피해자가 서명한 낙태 신고 서류만 있으면 가능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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