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안에 집 비워라” 탈레반, 주민 3000명에 강제 퇴거 명령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9-15 15:31수정 2021-09-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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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다하르 거리로 나온 시위대. 트위터 ‘NRFreport’ 갈무리
탈레반이 대원의 거주지로 쓰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의 주민들에게 사흘 안에 집에서 퇴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에 따르면 탈레반은 칸다하르 정부 소유의 주거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3000명에게 사흘의 기간을 주고 퇴거 명령을 내렸고 주민들은 항의하며 주지사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칸다하르 시민운동가 모하마드 이브라힘에 따르면 이 지역은 이전 정부에서 공무원과 군인들에게 분배됐다. 하지만 당시 부정부패로 인해 일부 주민들에게 토지가 불법적으로 판매돼 20년 이상 거주하는 주민도 있다고 한다.

시위에 참여한 한 주민은 “최근 분쟁으로 많은 가족을 잃었다. 이제는 더는 갈 곳이 없다”라며 “이 지역 사람들 대부분 가진 돈이 별로 없어 이사할 여력도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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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는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이 참여해 도로를 막고 주지사 사무실을 향해 행진했다.

이에 주지사는 지역 원로들과 해당 문제를 논의할 때까지 퇴거 조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은 퇴거 조치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시위에서 폭력 사태도 발생했다. 아프간 국기를 들고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이 일부 탈레반 대원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또 현장을 취재하던 현지 라디오 방송국 기자는 허가를 받고 시위에 참여한 여성을 인터뷰 하다 탈레반 대원에게 폭행 당했다고 밝혔다.

부르카를 입고 인터뷰 하는 아프간 여성. 트위터 ‘NRFreport’ 갈무리
여성은 기자에게 “내게는 책임져야 할 자녀가 많지만 빵 하나로 버티고 있다. 퇴거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말했고 탈레반은 “왜 계속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냐”라며 기자를 폭행했다.

한편 탈레반이 장악한 지 한 달이 넘어가는 아프간 각 지역에서는 탈레반에 저항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탈레반은 시위대가 점점 늘어나자 무력을 동원해 진압하고 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은 지난 10일 “탈레반의 대응이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해 실탄, 지휘봉, 채찍 등으로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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