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서 위용 드러낸 퀸엘리자베스 英항모… 전투기 이착륙 자유자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12시 15분


코멘트

거센 빗발 뚫고 F-35B스텔스기 ‘스키점프대’에서 이륙
비행 뒤엔 헬기처럼 착륙 “어느 곳이든 전력 투사”
퀸엘리자베스 英항모전단 한영 연합훈련 현장 공개

영국대사관 제공
영국대사관 제공
영국대사관 제공
영국대사관 제공
지난달 31일 부산 인근 동해상. 방한 중인 영국의 최신예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6만 5000t)과 이를 호위하는 구축함, 지원함 등으로 이뤄진 항모전단이 검푸른 바다 위에서 위용을 드러냈다. 한국 해군과 공동 탐색을 비롯한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과 취재진은 부산 해군 작전기지에서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30여 분을 날아 동해상에 떠 있는 퀸엘리자베스 항모(6만 5000t)에 도착했다.

대형 운동장 같은 함상의 활주로에선 10여 대의 F-35B스텔스 전투기들이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었다. 지상의 긴 활주로가 필요한 F-35A스텔스기와 달리 F-35B는 헬기처럼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다. 사출장치(캐터펄트)가 없고, 활주로가 짧은 중경량급 항모에 탑재 운용이 수월하다.

이달 1일 부산 인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에 참가한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서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전투기들이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다. 영국대사관 제공
이달 1일 부산 인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에 참가한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서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전투기들이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다. 영국대사관 제공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F-35B스텔스기들은 동체 상부의 엔진팬을 열어 최대 출력으로 가동한 뒤 귀를 찢는 굉음을 내면서 5초 만에 쏜살같이 활주로를 내달려 이륙했다. 퀸엘리자베스 항모의 활주로 끝단의 ‘스키점프대’는 14t에 달하는 F-35B 스텔스기를 하늘로 도약시키는 기능을 발휘했다.

뒤이어 비행을 끝낸 F-35B 스텔스기 1대가 헬기처럼 제자리 비행을 하면서 항모에 천천히 접근한 뒤 활주로에 사뿐히 착륙했다. F-35B는 우리 군이 2030년대 초 전력화를 목표로 내년 국방예산에 설계비를 반영한 경항공모함(3만t급)에 탑재할 수직이착륙기의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때문에 부 총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은 F-35B의 이착함 훈련과 항모 지휘관들의 브리핑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항모에 배치된 F-35B 스텔스기를 지휘하는 제임스 블랙모어 영군 해군대령은 “퀸엘리자베스 항모는 F-35B 운용에 최적화돼 있고, 최대 36대의 F-35B를 탑재할 수 있다”며 “함재기를 탑재한 항모는 잠재적 적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고, 국가 필요시 어느 곳이든 전력을 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 부산 인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에 참가한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서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전투기들이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다. 영국대사관 제공
이달 1일 부산 인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에 참가한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서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전투기들이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다. 영국대사관 제공
이어 “영국과 영국 해군에게 인도태평양 지역은 전략적 요충지이고, 한국 등 동맹국과의 연합훈련은 상호운용성과 통합성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라고 훈련 의미를 설명했다. 스티브 무어하우스 항모전단장(해군 준장)도 “특정지역 탐색 임무 등으로 진행된 이번 연합훈련을 통해 한국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을 높여 한 팀으로서의 임무 수행능력을 보여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올해 5월 영국 포츠머스항을 출항한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인도양과 남중국해, 서태평양 등을 거치면서 미 항모전단 등 동맹국과 강도 높은 연합훈련을 실시해왔다. 3700여 명의 승조원이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돌파감염이 발생해 확진자가 한때 100여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퀸엘리자베스 항모의 부산항 기항과 각종 군사교류 일정이 대부분 취소됐다. 군 관계자와 취재진들도 항모를 방문하기 전 여러 차례의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와 KF-94마스크 착용 등 까다로운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했다.

2017년에 취역한 퀸엘리자베스 항모에는 영국 해군의 F-35B 스텔스전투기 8대와 미 해군의 F-35B10대가 탑재됐다. 항모전단은 항모를 주축으로 구축함 2척과 호위함 2척, 지원함 2척, 핵추진잠수함 1척 등으로 구성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국방부 공동취재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