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판 조지 플로이드…경찰 무릎에 목 짓눌린 로마니 남성 사망

제네바=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1-06-23 16:45수정 2021-06-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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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 소위 ‘집시’로 불리는 소수민족 로마니 남성이 경관의 잔혹 행위로 숨졌다. 사망 과정이 지난해 5월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진 미국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와 판박이처럼 흡사해 ‘체코판 플로이드’ 사태로 불린다. 플로이드 사건으로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발발했듯 체코에서도 이를 본딴 ‘로마니인 생명은 소중하다(Romani Lives Matter)’ 추모 운동이 일고 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19일 체코 북서부 테플리체에서 로마니 남성 스타니슬라브 씨(40)가 경찰 3명의 잔혹 행위로 숨졌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경찰 1명은 스타니슬라브 씨를 제압해 바닥에 엎드리게 한 후 무릎으로 목을 5분 이상 눌렀다. 또 다른 경찰은 그의 발을 잡았고, 나머지 경찰은 손에 수갑을 채웠다. 행인들이 “질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스타니슬라브 씨는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그는 한때 슈퍼마켓 경비원이었지만 현재 노숙 생활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니족을 지원하는 시민운동가 조제프 미케르 씨는 “한 남성이 길 가 자동차를 부수는 것을 본 스타니슬라브 씨가 제지하려 했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은 스타니슬라브 씨가 차량을 부수는 줄 알고 그를 제압했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반면 경찰은 “스타니슬라브 씨가 경찰을 공격했다. 부검 결과 그에게서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고 맞섰다.

로마니족은 유럽 전역에 약 1200만 명이 있다. 불가리아(70만 명), 헝가리(50만 명), 체코(30만 명) 등 주로 동유럽에서 거주하며 각국에서 심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로마니인의 60% 이상이 “인종 차별을 자주 경험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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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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