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매와 비둘기 사이…내후년까지 금리 2번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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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17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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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비둘기(dove, 통화완화) 날개로 덮었던 매(hawk, 통화긴축)의 발톱을 슬쩍 보여줬다. 제로(0) 금리와 양적완화(QE)는 유지하면서도 금리와 경제 전망을 상향하며 조기긴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연준이 보여준 매파 발톱에 주식과 국채는 내렸고 달러는 올랐다. 달러 강세에 유가는 상승폭이 줄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비둘기적인 온화한 말로 시장을 달래며 자산의 가격변동폭은 축소됐다.

◇주식, 국채 내리고 달러 오르고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 지수 0.8%,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 0.5%, 나스닥 지수 0.2%씩 내렸다. 간판지수인 S&P500은 장중 1%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절반으로 줄였다.

국채가격은 더 떨어졌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수익률은 10년만기가 9bp(1bp=0.01%p) 뛰어 1.58%을 기록했다.

금리정책에 더 민감한 단기물은 더 크게 움직였다. 5년만기 수익률은 거의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고 2년 만기 수익률은 1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달러는 뛰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63% 뛰어 지난 5월 6일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달러 강세에도 유가는 FOMC 이전까지 상승분을 거의 대부분 반납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04% 오르는 데에 그쳤다.

애버딘스탠다드투자의 제임스 맥캔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FOMC에 대해 “시장이 기대했던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더 빨리 더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급등이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최근 주장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입장이 변했다“고 덧붙였다.

◇2023년말까지 금리 2회 올린다

연준은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미 경제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서 벗어나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서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상기했다.

FOMC는 이틀 일정을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의 0~0.25%로 동결하고 매달 1200억달러어치 채권매입을 통한 QE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리와 경제전망을 상향하며 정책전환의 필요성과 긴박함을 공유했고 예상보다 빠르고 강한 긴축의지를 드러냈다.

FOMC는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통해 금리가 2023년 말까지 최소 2차례 0.5%포인트(p) 오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점도표에서 2023년 말까지 최소 1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한 FOMC 위원들은 전체 18명 중에서 13명이었다. 13명 중에서도 금리 인상횟수를 2차례로 전망한 위원은 11명에 달했다. 지난 3월 FOMC에서 2023년말 금리인상을 예상한 위원들은 7명이었다.

또, 이르면 내년 2022년부터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위원들도 3개월 전 4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기존 2.4%에서 3.4%로 대폭 상향했다. 2022년 전망치는 2.0%에서 2.1%로, 2023년은 2.1%에서 2.2%로 소폭 올렸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6.5%에서 7.0%로 높였다. 내년은 3.3%로 동일했고 내후년은 2.2%에서 2.4%로 미미하게 상향했다.

◇파월 ”점도표 맹신말라…테이퍼링 논의 시작“

또, 파월 연준의장은 QE를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확실히 개선됐다“며 ”상당히 더 진전되어야 한다는 점은 여전하지만, (FOMC) 위원들은 (경제가) 계속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재개방이 계속되면 거대하고 빠른 수요 전환이 있을 것“이라며 ”공급망 정체와 구인난 등 제약조건들로 인해 공급 대응의 신속성을 계속해서 제한할 수 있다. 그러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계속 오를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테이퍼링에 논의에 대한 논의라고 생각해도 된다“고 말했다.

FOMC는 정책 성명에서도 ”백신 접종의 진전으로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줄었다“고 적시했다. 팬데믹으로 제로금리를 도입한 14개월 만에 가장 크게 어조가 바뀐 것이다.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서 ‘보건위기가 경제를 압박한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다.

하지만 팬데믹 위기에서 벗어나고 경제가 더 완전히 개방돼 경제가 ”상당히 더 진전되기“ 전까지 정책 전환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는 여전했다. 게다가, 파월 의장은 점도표에 대해서 맹신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점도표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며 금리인상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너무 이르다(highly premature)“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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