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 만난 바이든 “여왕, 시진핑·푸틴에 대해 알고 싶어해”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6-14 14:48수정 2021-06-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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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및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을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났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13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런던 인근에 있는 윈저성을 찾아 엘리자베스 여왕과 한 시간 가량 티타임을 가졌다. 콘월에서 사흘간의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영국 순방의 마지막 코스로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팬데믹 이후에는 버킹엄 궁전에서 나와 평소 주말 별장으로 써온 이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 왔다.

여왕과의 만남을 마치고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여왕이 기분 나빠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여왕은 외모와 그 관대함을 보면 내 어머니를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 79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95세인 엘리자베스 여왕과 16살 차이가 난다. 바이든 대통령의 모친인 캐서린 유지니아 피네건은 1917년생으로 2010년 세상을 떠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회고록에 의하면 상원의원 시절인 1982년 그가 여왕을 처음 알현하기 위해 영국으로 향할 때 어머니 피네건은 아들에게 “여왕에 고개를 숙이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모친이 아일랜드와 역사적으로 불편한 관계였던 영국을 의식해 했던 말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39년 전 어머니의 말에 따라 여왕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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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두 사람이 각자 백악관과 윈저성에서 사는 얘기를 교환했으며, 여왕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차를 마시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물었다고 밝혔다. 그는 “여왕은 극히 우아하고,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여왕은 푸틴과 시진핑에 대해 알고 싶어 했고 우리는 긴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 여왕이 다른 나라 국가원수와 나눈 대화가 노출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에서는 왕실의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기 때문에 총리도 여왕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 게 관례다.

이날 여왕은 윈저성 안뜰에서 바이든 부부를 맞이했다. 왕실 의장대의 예포 발사와 미국 국가 연주가 끝난 뒤 바이든 대통령은 의장대를 사열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왕을 만나 의장대를 사열했을 때는 그가 왕실 예법을 깨고 여왕보다 앞서서 걸어 논란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왕이 평생 만난 13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왕세녀 신분이던 1951년 백악관에서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을 만난 이후 린든 존슨(1963~1969년 재임)을 빼고 모든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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