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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이틀 뒤 신장 기증한 아내…대상은 남편의 전처?
동아닷컴
입력
2021-06-02 21:30
2021년 6월 2일 21시 30분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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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캘러=AP/뉴시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오캘러의 한 식당에서 신장 기증자 데비 스트릭랜드(왼쪽)와 수취자 밀리언 머서(오른쪽)가 손에 기증자·수취자 태그를 걸고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2021.06.02.
미국의 한 여성이 결혼식을 올린 뒤 이틀 만에 남편의 전 부인에게 신장을 이식해 준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오칼라에 거주하는 데비 닐스트릭랜드(56)는 최근 남편 짐 머스의 전 부인인 밀리언 머스(59)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
밀리언은 오랜 기간 신장병으로 고생해왔다. 작년 11월 입원했을 당시 그녀의 신장 기능은 약 8%만 정상일 정도였다. 밀리언의 친오빠는 신장을 기증하려 했지만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아 그녀에게 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때 전 남편의 애인 데비가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이혼한 지 20년이 되어가는 짐과 밀리언은 슬하의 두 자녀를 함께 돌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후 짐은 데비와 사랑에 빠졌고, 데비와 밀리언은 가족 모임에서 만나며 친분을 쌓아왔다.
데비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밀리언의 딸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가 출산할 때 옆에 엄마가 없게 할 수는 없었다”며 “난 밀리언의 짝이니까 이걸 해야 한다고 하나님이 말했다”고 했다.
데비는 이전에도 낭성섬유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던 동생에게 자신의 폐를 한 쪽 기증하려고 했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아 이식을 해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동생이 죽어가는 것을 봐야만 했다.
데비는 “누군가에게 장기 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식을 받지 못하면 살 수 없다는 것”이라며 “(기증을) 서둘러야 한다는 사실을 바로 알았다”고 말했다.
몇 달 간의 검사와 코로나19로 인한 지연으로 이식 수술 날짜는 짐과 데비의 결혼식 이틀 뒤로 잡혔다.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데비와 밀리언은 서로를 찾았다. 남편 짐은 데비를 휠체어에 태워 밀리언의 병상으로 데려다줬다.
“우리는 마스크를 쓴 채 함께 울었다. 봉합한 상처 때문에 배가 아팠다. 그래도 웃고 또 울었다”고 밀리언이 말했다.
데비는 신장을 기증 받은 밀리언의 변화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밀리언의 눈 밑 다크써클은 사라졌고 그녀는 활기를 되찾았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신장 자매’ 라고 부르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손자들을 함께 돌보기도 한다. 이들은 이번 여름 조지아주 라분 호수로 대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건강을 되찾은 밀리언은 “데비가 내 목숨을 구했다”며 “세상이란 이런 것이다. 가족인 우리는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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