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여객기 체포 언론인 “사형 기다리고 있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24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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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대통령, 전투기까지 띄워 강제 착륙
EU, 24~25일 대면 회담에서 제재 논의 예정

벨라루스 독재 정권의 여객기 강제 착륙 과정에서 체포된 반체제 언론인이 “사형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3일 도이체벨레는 자유유럽방송을 인용해 체포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긴급 착륙 후 보안대는 라만 프라타세비치를 한쪽으로 세운 뒤, 수화물을 활주로로 던졌다. 옆 승객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프라타세비치는 신원을 밝히며 “사형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했다. 이후 군에 연행됐다.

한 목격자는 “다소 차분해 보였지만 떨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는 “프라타세비치가 아테네 공항에서 탑승하기 전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프라타세비치는 반정부 발언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벨라루스 정부는 그를 ‘테러 단체 관계자’로 분류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항공기는 수도 민스크에 긴급 착륙했다.

강제 착륙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지시로 이뤄졌으며, 전투기까지 동원됐다. 루카셴코 대통령 측은 폭발 테러 우려로 내린 지시라고 주장하지만, 프라타세비치 체포를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프라타세비치는 반정부 시위 조직 텔레그램 채널인 ‘넥스타’(Nexta) 전 편집장이다.

국제사회에서도 언론인 체포를 놓고 비난이 일고 있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 명의 성명을 통해 “충격적인 행위”라고 규탄하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미 의회와 북대서양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그리스 정부 등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U는 2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대면 회담에서 강제 착륙 사건 문제를 제기해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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