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64)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처에 관한 회고록 계약금으로 512만 달러(약 58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 책을 낸 쿠오모 주지사는 올 2월 뉴욕 요양시설 내 사망자 수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다. 해당 요양시설에서 가족을 잃은 유족은 쿠오모가 ‘피 묻은 돈(blood money)’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1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쿠오모 주지사가 공개한 세금 신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의 저서 ‘미국의 위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배운 리더십 교훈’의 출판사 크라운은 쿠오모 주지사에게 312만 달러를 지급했으며 향후 20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팬데믹 초기 선제적 대처와 솔직한 화법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 무렵 그의 회고록 판권을 두고 출판사 간 경매가 이뤄져 가격이 치솟았다고 NYT는 익명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쿠오모의 계약금은 넬슨 록펠러, 허버트 리먼 등 과거 뉴욕 주지사의 저술 수익보다 많으며 정치인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출판사의 과감한 투자는 실패로 돌아갔다. 출간 직후 잠깐 베스트셀러에 올랐지만 압도적 판매량은 아니었다. 여기에 요양시설 내 사망자 수 은폐 의혹과 전직 보좌관들의 성추행 스캔들이 제기되며 회고록 매출은 급감했다. 3월 NYT를 통해 쿠오모의 보좌관들이 저서 출간 작업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연방 당국이 관련 의혹을 수사하면서 증쇄 및 보급판 출간 계획은 취소됐다. 이 책의 총 판매량은 약 4만8000부 정도다.
쿠오모가 사망자 수를 은폐한 요양 시설에서 가족을 잃은 트레이시 알비노 씨는 뉴욕포스트에 “책을 쓰는 데 이용된 자원은 방역에 사용됐어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유족 다니엘 메시나 씨는 “쿠오모가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으로 돈벌이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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