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백신강국 미국 여행객에 빗장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6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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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들은 올 여름부터 입국 시 격리기간을 거치지 않고 유럽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에 대한 협의를 거친다면 유럽이 다시 미국 여행객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의 27개 회원국은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백신을 맞은 모든 사람들을 조건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미국 국민들은 EMA가 승인한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EMA는 미국에서 접종이 진행 중인 화이자, 모더나, 얀센 백신을 모두 승인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인의 유럽 여행이 정확히 언제부터 가능할지, 구체적인 시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6월 중 전체 성인의 70%까지 접종해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는 것에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르면 올 여름 휴가철에 미국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국과 EU의 보건 당국자들은 백신 접종 사실을 기술적으로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지를 놓고 최근 수주 동안 협의해 왔다.

EU 집행위원회가 미국인 여행객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정하더라도 이는 회원국에 대한 권고 사항일 뿐 EU 각국은 독자적으로 입국 제한 조치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원칙적으로는 백신 접종자의 입국을 허용하더라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이나 며칠간의 격리 등 최소한의 방역 의무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남유럽 국가들은 EU의 권고가 내려지면 곧바로 빗장을 풀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NYT는 “인도 등에서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고 지난주 전 세계 감염자가 최고치를 기록한 와중에 유럽 여행의 부활은 백신 강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 간의 심화되는 불평등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세계 각국 사이에 서로 격리기간을 두지 않기로 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은 계속 확대될 분위기다. 이달 초 대만과 팔라우가 패키지 여행객에 한해 격리를 면제했고, 호주와 뉴질랜드도 19일부터 국민들의 상호 간 자유로운 여행을 보장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들 국가는 아직 백신 접종률이 낮아서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될 경우 언제든지 버블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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