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역서 나발니 석방 요구 시위…1000명 넘게 체포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22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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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서방에 "레드라인 넘지 말라" 경고한 날 대규모 지지 시위

수감된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21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된 지지자 수가 러시아 전국에서 1000명을 넘어섰다고 시위 감시단체 OVD-인포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24가 22일 보도했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이날 당국의 집회 금지 명령을 무시한 채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31일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한 나발니가 숨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석방 및 적절한 의료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알렉세이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매우 위중하다. 의사들은 그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대규모 시위를 앞당겼다”고 나발니의 측근이자 부패척결재단의 이사인 블라디미르 아슈르코프는 말했다.

부패척결재단은 이날 시위가 러시아 180개 이상의 도시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지만, 10년 만에 러시아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지난 1월의 시위 때와 비슷한 규모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날 시위는 극동 지역에서 오후 7시(현지시간)께 시작돼 시차를 두고 서부 지역으로 이어졌다. 경찰은 모스크바에서 6000여명이 불법 시위를 벌였다고 밝혔지만 나발니의 유튜브 채널은 참가 인원이 10배 이상 더 많다고 밝혔다.

나발니의 지지 세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례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비우호적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한 것과 같은 날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는 한편 이날 오전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와 나발니의 또다른 측근 류보프 소볼을 체포했다. 지난 1월 대규모 시위 이후 가택연금 상태이던 야르미시는 이날 1시간 동안 외출했다 체포돼 불법 집회 조직 혐의로 기소됐다. OVD-인포는 또 예카테린부르크의 나발니 지지단체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밝혔다.

베로니카 폴리아코바 변호사는 “지난 1월 시위 이후 가택연금 상태에 빠졌던 야르미시가 1시간 동안 외출했다가 아파트 밖에 감금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경찰서로 연행되어 불법 집회를 조직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고 억류자들에게 원조를 제공하는 단체인 OVD-인포는 경찰이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나발니 조직의 사무실을 수색하고 하바로프스크에서는 나발니와 가까운 언론인 한 명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대학생들에게 불법 시위에 참가할 경우 퇴학당할 수 있다는 경고가 발표됐다.

44살의 나발니는 신경작용제에 중독돼 독일에서 5개월 간 치료를 받고 지난 1월 귀국하자마자 체포된 후 지난 2월 2014년의 집행유예 조건을 위반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심각한 요통과 다리에 감각을 잃기 시작했다며 의사의 진료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지난달 31일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교도소측은 나발니에게 필요한 의료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발니의 주치의 야로슬라프 아시크민 박사는 최근 나발니에 대한 검사 결과 심정지를 유발할 수 있는 칼륨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고, 신장 손상을 나타내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아져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일 다른 교도소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포도당 주사를 맞았다. 교도소 관계자들은 그러나 의사들의 방문 요구를 거절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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