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행 피해 亞할머니, 인종차별과의 싸움에 10억여원 기부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25일 12시 36분


지난 17일 길거리에서 공격을 받은 샤오 전 셰라는 75살 할머니가 자신의 의료비용을 위해 기부받은 100만 달러(11억3320만원) 가까운 돈을 인종차별과 싸우는데 사용해 달라고 기부할 것이라고 그녀의 가족들이 밝혔다고 CNN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녀는 지난 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길을 걷던 중 아무 이유 없이 얼굴을 가격당하는 폭행을 당했고 지팡이로 폭행범에게 반격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찍혔다. 그녀는 “그는 노인을 괴롭혔다. 그래서 한 방 먹였다”고 말했다.

폭행으로 샤오 전 셰는 두 눈이 검게 멍들고 양 손목이 붓고 외상후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가족들은 치료비 마련을 위해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했는데 폭행을 당한지 1주일만에 93만 달러(약 10억5388만원)이 넘는 거액이 모금됐다. 원래 목표는 5만 달러였다.

셰 할머니 가족들은 셰 할머니가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이 돈을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것이 치료보다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또 다쳤던 눈을 뜨고 기분도 좋아지는 등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두 건강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39살의 한 남성이 83살의 아시아 남성을 공격해 경찰에게 쫓기던 중 셰 할머니를 폭행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교도소로 이송됐고 이달 말 재판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건은 인종차별이 폭행 동기인 것으로 의심돼 큰 논란을 불렀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반아시아 폭력 사태가 급증,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혐오범죄를 감시하는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올해 1, 2월 두 달 동안에만 500건이 넘는 반아시아 혐오 사건이 보고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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