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19세 태권소녀’ 시신 검시 후 재매장

뉴스1 입력 2021-03-06 14:48수정 2021-03-06 21:0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미얀마 군부가 5일(현지시간) 오후 19세 태권소녀 치알 신의 시신을 강제로 파헤친 뒤 재매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목격자와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치알 신의 시신이 꺼내져 검시된 후 다시 묻혔다”고 말했다.

앞서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은 치알 신의 장례 절차가 끝난 다음날인 5일 오후 3시쯤 군인들이 트럭을 타고 묘지로 들어와 직원들의 머리에 총을 겨눠 위협한 채 묘지 입구를 봉쇄하고, 치알 신의 시신을 강제로 파헤쳤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묘역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로이터에 “저녁 무렵 차량 4대와 경찰트럭 2대, 군용트럭 2대에서 최소 30명이 묘역에 도착했고, 이내 전동 도구를 이용해 무덤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익명을 요구한 이 주민은 “그들이 관을 꺼내 시신을 벤치에 놓았다”며 “벽돌을 머리 밑에 두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의사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시신에) 뭔가를 하는 것 같았다. 머리를 만지고 있었다”면서 “시신에서 작은 조각을 꺼내 서로에게 보여줬다”고 전했다.

특히 묘역 주변에는 채 마르지 않은 시멘트와 버려진 고무장갑, 부츠, 수술복 등이 널부러져 있었고 주변엔 피로 물든 흔적도 남아 있었다는 전언이 나온다.

군부는 “근본적인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인 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부는 관련해 입장을 묻는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치알 신은 지난 3일 만달레이에서 군부정권 항의 시위대를 군·경이 강경진압하는 가운데 머리에 총탄을 맞아 숨졌고, 목격자들은 실탄이 사용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군은 시신 도굴에 앞서 같은 날 오전 군부가 운영하는 국영신문을 통해 “소녀가 입은 부상은 군경의 무기로 인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소녀가 실탄에 맞았다면 머리가 망가졌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군부는 지난달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처음으로 경찰의 실탄에 머리를 맞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열흘 만에 숨진 20대 여성의 사건과 관련해서도 “총탄이 군경의 것과 형태가 다르다”며 부정해 공분을 산 바 있다.

‘에인절(Angel)’로도 불리는 치알 신은 만달레이 태권도클럽 교사이자 지역 태권도대회 챔피언 출신 태권 소녀로 알려졌다. 사망한 당일 ‘모든 것이 잘 될 것(Everything will be OK)’이란 메시지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시위 중에도 선두에서 동료들을 보호하는 모습이 목격담과 사진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울=뉴스1)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