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시안계 상대 묻지마 범죄 급증… 대통령-의회 나서 “차별-혐오 안돼”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2-23 03:00수정 2021-02-23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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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탓 코로나 확산” 영향
언어 폭력-무시 행위-침뱉기에 여성상대 신체 폭력도 잇따라
16일 오후 미국 뉴욕 퀸스 지역의 한 거리에서 백인 남성에게 공격당하는 아시아계 여성. 트위터 캡처
16일 미국 뉴욕 퀸스의 한 제과점 앞에서 52세 중국계 여성이 백인 남성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았다. 이마가 찢어진 여성은 병원에서 다섯 바늘을 꿰맸다. 이 사건을 포함해 이날 하루에만 뉴욕에서 아시아계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 행위가 3건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84세 태국계 남성이 산책 중 갑자기 젊은 남성의 공격을 받고 머리를 심하게 다쳐 숨졌다.

이처럼 최근 아시안계 미국인을 상대로 한 ‘묻지 마 범죄’가 급증하면서 많은 아시안계 미국인이 공포에 떨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차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부른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가 코로나19 발원 및 확산 책임을 중국에 돌리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시안계 미국인을 대표하는 시민단체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9일∼12월 31일 아시안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 건수는 2808건에 달했다. 이 중 한국계 피해 사례가 15.1%를 차지했다. 폭력 형태별로는 언어 폭력(70.9%)이 가장 많았다. 무시 및 기피 행위(21.4%), 신체 폭력(8.7%), 기침과 침 뱉기(6.4%) 등이 뒤를 이었다(중복 응답).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 정치권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행정명령에서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규탄한다. 연방정부는 이들이 출신, 언어, 종교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이달 19일 트위터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범죄 증가를 우려한다”며 폭력을 조장하는 모든 표현을 거부하고 이웃을 지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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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앤디 김(민주·뉴저지)과 메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 중국계 주디 추(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등이 속한 아시아계 의원단체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는 19일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을 거부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혐오범죄 청문회를 추진할 뜻을 밝혔다. 회견에 동석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백인 우월주의를 우려한다. 아시아계 혐오범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미국#아시안계#묻지마 범죄#차별-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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