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서 고기 제외”…佛 리옹 시장의 ‘채식화’ 선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2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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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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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리옹 시가 학교 급식에서 고기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파리, 마르세유에 이어 프랑스에서 3번째로 큰 도시가 ‘학교 급식 채식화’ 선언을 하면서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그레고리 두셋 리옹 시장은 지역 내 학교 급식에서 고기를 22일(현지시간)부터 제외하겠다고 결정했다. 두셋 시장은 이런 결정을 한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 방역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일 2만9000 분의 급식 배분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를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근원적으로는 두셋 시장의 정치 철학과 연관이 크다는 게 르피가로 등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두셋 시장은 기후변화, 온실가스 증가를 막기 위해 채식을 권장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당론으로 정한 녹색당 소속이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 조사 결과 실제 도축부터 포장, 유통, 조리까지 매 순간 에너지가 소비되는 탓에 육류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4.5%에 달한다. 자동차, 항공, 항만보다 높은 수치다. 프랑스 정부도 2018년부터 유치원, 초중고에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채식 급식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프랑스 중앙 정부는 “아이들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결정”이라며 리옹시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많은 아이들이 가정 환경 탓에 학교에서만 고기를 먹는다”며 “녹색당의 엘리트주의 정책이 아이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농축산업이 발달한 프랑스는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후원 등으로 정치인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도 이같은 정부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듀셋 시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우파 성향의 전 시장도 시행했던 조치”라며 “학교급식 메뉴에는 생선과 달걀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단백질 등 영양부 섭취는 충분하다”고 반박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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