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軍,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실탄·고무탄 무차별 발포…최소 3명 사망

조종엽기자 입력 2021-02-21 17:05수정 2021-02-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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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인들이 수류탄을 몸에 달고, 저격용 총을 들고 대기하는 모습. twitter photo
“지금까지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나는 이제 두렵지 않아요.”

20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가 진압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숨진 남편 텟 나잉 윈 씨(36) 아내 티다르 흐닌 씨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목수인 윈 씨는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의 야다나르본 조선소에서 군경이 쏜 총탄에 흉부를 맞아 사망했다. 흐닌 씨는 로이터통신에 “그들(군경)이 남편의 시신을 가져가 버려서 남편을 집으로 데려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20일 만달레이 시위에서 윈 씨 외에 10대 소년 한 명도 군경의 총탄에 머리를 맞아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고 현지 응급의료팀과 매체가 전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사망한 민간인은 19일 숨진 마 먀 트웨 트웨 킨 씨(20)를 포함해 최소 3명으로 늘었다.

외신에 따르면 20일 군부의 쿠데타에 반대해 노동자들이 파업 중인 조선소에 트럭 20대에 나눠 탄 무장 군인과 경찰이 들이닥쳤다. 일부 시위대가 새총으로 맞섰고 군경은 실탄과 고무탄을 무차별 발포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군 저격수들이 배치됐음을 보여주는 사진이 올라왔다. 시위대 20여 명이 군경의 총격 등에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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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부대가 2017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인종 청소’를 자행한 부대라는 보도도 나왔다. 현지 매체 프런티어 미얀먀는 2017년 로힝야족 거주지인 인딘 마을 학살에 투입됐던 33 경보병 사단이 만달레이 경찰의 진압을 지원했다고 21일 전했다.

20일 네피도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등 곳곳에서는 대규모 시위와 함께 19일 숨진 킨 씨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벌어졌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쿠데타가 발발한 1일부터 20일까지 569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2015년 이후 미얀마 정부와 휴전 협정을 체결했던 미얀마 내 10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21일 쿠데타에 반대하며 군정 타도를 위한 노력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전체 인구의 40%가 130여 개 소수민족이며 소수민족 자치를 요구하는 무장 반군이 존재한다.

국제 사회도 이날 군부의 유혈 진압을 비판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서 “평화적인 시위대를 위협,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군경의 발포, 구금, 공격 보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미얀마의 군과 모든 보안 병력은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영국 등의 외무부도 비판 메시지를 냈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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