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당국은 ‘야외 양육’을 주장하는 10대 부부와 아이를 분리 조치했다. 펀딩페이지 ‘고 펀드 미’ 제공
생후 8개월 된 아기를 야외에서 기르던 10대 부부가 안전을 이유로 아이를 분리 조치한 국가에 소송을 걸었다.
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호주 브런즈윅 헤즈 마을의 한 주차장에서 가족지역사회부(이하 가족부) 직원들이 모유 수유 중인 여성에게서 아기를 데려가는 사건이 있었다.
여성이 수개월 간 야외에서 생활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17세 여성은 지난해 출산을 위해 지역 병원에 입원했다. 담당 간호사는 여성의 남자친구도 너무 어리고 둘 다 거처가 없다는 것을 알고 당국에 신고했다.
가족부는 어린 부부에게 돌아갈 곳이 없으면 아이를 데리고 퇴원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부부는 남의 주소를 도용해 퇴원했고, 숲으로 들어가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호주 가족지역사회부 직원들이 여성에게서 아기를 데려가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
수개월 동안 이를 지켜보던 가족부는 지난달 15일 이들을 찾아가 아이를 부모와 분리하려 했다. 여성은 아이를 붙잡고 버티며 “내 아기다. 데려가지 말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가족부는 “예방접종을 반대하고 밖에서 양육하는 부부의 생활방식은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아이를 위탁가정에 맡겼다.
이후 부부는 유명 변호사를 고용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들은 “아이를 방치한 게 아니며 부모가 자식을 기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또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국가는 법적으로 아이를 데려갈 수 없다”고도 했다.
가족부는 부부가 일주일에 며칠, 두 세 시간 내외로 아이를 볼 수 있도록 면회를 허용했다. 부부는 소송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펀딩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2만5000달러(약 2800만원) 이상이 모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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