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결의안, 16년 연속 유엔총회 통과…北 “탈북자들의 날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7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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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북한 인권결의안이 16년 연속 유엔총회를 통과했다. 북한은 “쓰레기 같은 탈북자들의 날조”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16일(현지시간) 유엔총회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 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 형태로 채택했다. 북한 인권결의안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16년 연속으로 유엔 총회를 통과했다. 지난달 18일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에서 컨센서스로 통과된 결의안은 총회에서도 회원국들 간에 별다른 이견 없이 받아들여졌다.

결의안은 “장기간, 그리고 지금까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북한 내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면서 북한의 각종 인권침해 행태를 열거했다. 여기엔 △고문과 성폭력, 비인간적 대우 △납치와 실종 △정치범 수용소 △주민의 강제 이주 및 송환된 탈북자에 대한 처우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 박해 △여성 아동 장애인의 인권 침해 등이 거론됐다.

결의안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것을 검토하고 인권 침해에 가장 책임 있는 자들을 상대로 추가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결의안은 올 9월 발생한 서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내용을 다룬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최근 보고서에 대해서는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명시했다.

북한은 이날 결의안 채택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현장에서 발언을 통해 “결의안에 담긴 내용은 쓰레기 같은 탈북자들이 만들어낸 날조된 내용”이라며 “결의안은 적국들이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나 사회 시스템 전복을 위한 구실로 사용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또 이번 결의안 작성을 주도한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의 있지도 않은 인권 문제를 들고 나오기 전에 자국의 심각한 인권침해나 신경쓰라”고 공격했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58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에 참여하지 않고 컨센서스에만 동참했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남북 관계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북한 인권 등 보편적인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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