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신 상륙작전 D데이”… 14일부터 접종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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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
의료진-노약자 등에 우선 접종… “코로나와 전쟁 결정적 전환점”
파우치 “내년 3, 4월 성인들 접종… 이르면 여름쯤 정상생활로 복귀”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1600만 명, 30만 명을 돌파한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 미국에서 14일(현지 시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미 정부는 백신 접종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실행일인 ‘D데이’에 빗대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접종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12일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16세 이상 미국인에게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이 이를 수용해 백신 사용을 최종 승인하면 실제 접종이 가능해진다.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은 11일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의 최고운영책임자인 구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D데이가 제2차 세계대전의 결정적 전환점이 됐듯 우리도 (바이러스와의 전쟁) 종식의 출발점에 섰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즉각 배포 작업에 착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3일 오전부터 미시간주 캘러머주 생산시설에서 백신 보관함을 실은 대형 트럭들이 화물기가 대기 중인 장소로 이동했다. 290만 회 분량의 최초 백신 물량은 14일부터 미 전역 50개 주 636개 병원 등에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화이자는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백신을 최대 10일 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특별 보관용기를 만들었다. 배송을 담당하는 UPS와 페덱스는 백신의 위치, 온도, 빛 노출, 움직임 등의 정보를 상시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각 주 정부는 바이러스 노출 우려가 큰 보건 의료 인력, 치명률이 높은 장기요양시설·요양원 거주자 등에게 우선 접종할 계획이다. 또 FDA는 17일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논의한다.

하지만 일반 성인들에게까지 백신 접종이 이뤄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젊은이들이나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들은 3월 말이나 4월 초에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르면 여름쯤, 확실하게는 가을로 들어서면서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도 내년 초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중국 시노백 백신 750만 도스를 확보했으며 내년 1월 초기 공급분 100만 회분이 도착하는 대로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화이자 백신 750만 회분도 계약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공유하지 않은 백신의 안전성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페루 국립보건원은 11일 중국 국영 제약사 시노팜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 한 명이 백신을 투약받은 뒤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을 보여 실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임보미 bom@donga.com·이설 기자
#백신#미국#접종#d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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