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北전문가 정박, 바이든 인수위에 합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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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DNI 거친 브루킹스硏 석좌
대북 대화론자… ‘비커밍 김정은’ 책내
“北핵보유국 인정-군축 협상은 잘못… 외교적 노력 지속하는 수밖에 없어”
바이든 인수위 각 분야 500명 활동… 한국계 인사들도 다수 포함된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한국계 북한 전문가인 정 박(박정현·46·사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가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석좌는 워싱턴의 대표적 북한 전문가이자 대북 대화론자로 꼽히며,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인수위가 10일(현지 시간) 발표한 분야별 인수위원 명단에 따르면 박 석좌는 정보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박 석좌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에서 2009∼2017년 북한 담당 선임 분석관으로 근무했고 이후 2017년부터 워싱턴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활동해 왔다. 올해 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속내와 북한의 미래를 분석한 ‘비커밍 김정은’이란 책을 낸 북한 전문가다. 특히 대북 정보에 대한 분석 역량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금까지 바이든 캠프에서 동아시아 및 한반도 관련 외교 정책을 조언해 왔다. 인수위원 명단에는 이 밖에 미국 내 한국계 인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에 인수위에 포함된 사람들은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박 석좌는 CIA에서 오래 활동한 경력이 있는 만큼 북한 정책보다는 대북동향 등 정보 관련 분야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석좌 등이 합류하는 바이든호가 어떤 대북 정책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5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정책에 대해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도, 군축 협상에 나서는 것도 답은 아니다. 이는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뿐 아니라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전 세계의 모든 나라에도 나쁜 선례를 남긴다”고 했다. 이어 “결국 미국이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이 방식이 제일 낫다”고 북-미 대화 지속을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병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 후계 구도에 대해서는 “그(김 위원장)는 자신의 어린 자녀 중 한 명을 후계자로 앉히고 동생(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뒤에서 후원자로 돕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 선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정권 인수에 협조하지 않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인수위원은 인문사회, 경제, 환경, 국방, 정보, 교육, 보건, 에너지 등 각 분야에 걸쳐 약 500명으로 구성됐다. 인수위 준비팀 운영을 맡고 있는 테드 코프먼 전 상원의원은 “이번 인수위원들의 역할은 국가안보 보호와 공중보건 위기에 대한 대처, 그리고 미국을 세계에서 민주주의의 등대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매우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바이든 당선#인수위원회#정 박#대북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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