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개인 제재 ‘수출관리법’ 제정…한국에 불똥 우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0-10-18 19:04수정 2020-10-1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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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해치는 기업이나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수출관리법’을 제정했다. 이전까지는 법적 근거 없이 중국 공산당 수뇌부의 ‘의중’에 따랐지만, 앞으로는 법에 근거해 더 적극적으로 반중(反中) 성향 기업과 개인을 제재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미국 기업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대부분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한국 기업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국인대·국회 격) 상무위원회가 전날 폐막한 제22차 회의에서 수출관리법을 통과시켰다”면서 “12월 1일부터 곧바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이 법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핵무기나 생화학무기를 포함해 중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나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무기·장비와 관련된 기업과 개인을 통제할 수 있다. 중국 국내는 물론 해외에 있는 중국 기업, 외국 기업, 개인 모두 대상이다. 제재 리스트는 중국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정한다.

미국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의 알고리즘 기술을 문제 삼은 것처럼 중국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법은 당초 내년 1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의 ‘중국 기업 때리기’가 가속화하자 서둘러 시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법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다른 국가의 기업들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수출관리법은 제재 대상 제품을 수입한 뒤 재가공해 제3국에 수출하는 경우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제재 대상에 오른 미국 기업의 부품을 수입해 재가공해서 수출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제재 대상이 된 기업이 제3국에 수출을 강행할 경우 중국과의 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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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가 안보 위협’이라는 조건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기업이든 제재가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과 관련된 기술 상당 부분이 민간과 연동돼 있고, 또 대부분이 첨단 기술이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19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작성에 관한 규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을 저해하는 외국기업이나 개인의 대중(對中) 무역과 투자 활동 등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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