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네덜란드 “렘데시비르 더 달라”…의약품 부족 사태 현실로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7일 0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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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중증환자 급증…약품 고갈"
폴란드 "일부 병원은 이미 약품 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시작된 유럽이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미국이 자국의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만든 렘데시비르를 사재기하며 이같은 문제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유럽의 렘데시비르의 부족 현상은 공급 초기 단계부터 예고된 논란이다.

유럽연합(EU) 27개국과 영국이 구매한 렘데시비르는 총 3만명의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이다. 미국이 7월 렘데시비르 생산량 전체인 50만개와 8~9월 생산분의 90%를 구매한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미 곳곳에서는 렘데시비르 추가 확보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네덜란드 보건부 대변인은 “렘데시비르가 고갈됐다”며 EU의 추가 약품 배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의 신규 확진자 수는 4579명이다. 2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지난 3월 유럽이 전역에서 코로나19가 퍼지던 시기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네덜란드는 9월이 접어들며 확진자 폭등하는 모습이다.

보건부 대변인은 “중증 입원 환자가 늘어나며 렘데시비르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도 비상이다. 폴란드 보건부는 “일부 병원에서 렘데시비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가디언에 따르면 폴란드는 지난 2일 EU에 요청한 추가 렘데시비르를 받은 상태다.

EU 회원국 중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스페인은 이미 지난 8월말부터 의약품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다. 스페인 보건부는 “앞으로 몇 주 버틸 수 있는 분량만 남았다”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덱사메타손과 함께 거의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쓰인 약품들로 중증 환자를 위한 필수 투여제로도 알려졌다.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은 일반 의약품으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데에 비해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특허약품인 상황. 길리어드 사이언스 측은 렘데시비르의 효능을 볼 수 있는 1인당 투약량을 5일간 6병으로 제시하고 이를 위한 비용을 2340달러(약 270만원)으로 책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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