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문제, 대화로 풀자”는 日외상…‘이웃 국가’에 韓 뺀 스가와 온도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7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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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신임 총리의 새 내각에서 유임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이 대화를 통해 한일 간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뜻을 밝혔다.

모테기 외상은 16일 유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스가 정권 출범 후 강제징용 등 한일 간 현안을 개선해 나갈지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징용)’ 문제는 큰 과제”라며 “솔직히 국제법(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한 것은 한국이고 이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은 중요한 이웃 국가다. 북한 문제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위해 한일 간, 한미일 간의 연계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한 뒤 “(강제징용 문제 등을) 제대로 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의 국제법 시정’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여지를 남긴 것.

이와 관련해 한일 외교 소식통은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 축하 서한을 보내며 ‘정부와 언제든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있다’고 뜻을 밝힌 데에 대한 사실상 화답”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내 고위 외교 소식통은 최근 동아일보에 “외교성과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내고 싶어 하는 모테기 외상에게 한일 관계 회복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스가 총리는 취임 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미일 동맹을 기본으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을 전략적으로 추진,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이웃 국가들과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외교 전략을 밝히는 모두 발언에서 ‘이웃 국가’를 언급하며 한국을 뺀 것에 대해 스가 총리와 모테기 외상 간의 온도차를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치야마 유(內山融)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는 “스가 정권이 들어섰지만 한일 관계는 기본적으로 아베 정권 때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총리 관저 영향력이 막강했던 아베 정권 때와 달리 스가 정권에서 외무성의 영향력이 다시 살아난다면 한일 관계의 역학도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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