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쏜 백인 두둔한 트럼프 “그가 죽을 수도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일 03시 00분


법집행 수호자 이미지 앞세워… “바이든은 안티파-폭도에 침묵”
현장유세 재개 바이든 “폭동 안돼… 트럼프는 폭력 키운 유독한 존재”

소방관들에게 피자 돌리는 바이든 검은색 마스크를 쓴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가운데)이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한 소방서를 예고 없이 찾아 소방관들에게 피자를 돌렸다. 11월 대선의 핵심 경합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주는 4년 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진 백인 노동자층이 많다. 바이든 후보는 인근 스크랜턴에서 태어났다. 피츠버그=AP 뉴시스
소방관들에게 피자 돌리는 바이든 검은색 마스크를 쓴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가운데)이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한 소방서를 예고 없이 찾아 소방관들에게 피자를 돌렸다. 11월 대선의 핵심 경합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주는 4년 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진 백인 노동자층이 많다. 바이든 후보는 인근 스크랜턴에서 태어났다. 피츠버그=AP 뉴시스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약 6개월 만에 현장 유세를 재개하며 인종차별 항의 시위 관련 폭력 사태에 관한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위대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불사하며 법 집행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이든 후보 또한 맞불을 놓으면서 ‘법과 질서’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31일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유세를 재개했다. 자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동참하기 위해 온라인 유세에 집중하는 사이 경합주를 종횡무진 누빈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격차를 좁혀오자 다시 현장을 찾았다. 그는 “폭동, 약탈, 방화는 시위가 아님을 분명히 말하겠다”며 불법 시위를 묵인하거나 동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지난달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백인 경찰에게 7발의 총을 맞고 하반신이 마비된 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거세진 상황을 겨냥하며 “이는 그저 무법에 불과하다. 내가 폭도에게 유약한 급진 좌파처럼 보이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폭력을 조장해 왔다. 그런 그가 폭력을 멈추게 할 수 없다”며 “이 나라에 유독한 존재”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커노샤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발사해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17세 백인 소년 카일 리튼하우스를 두둔하며 “그는 그저 도망가려 했다. 그가 넘어지자 시위대가 그를 격렬하게 공격해 죽을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리튼하우스의 총격이 정당방위란 취지로 읽힌다. 또 바이든 후보가 연설에서 급진 좌파단체 ‘안티파’, 폭력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 구호인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에 지지를 표한 기업들을 비난했다. 이어 “BLM은 마르크스주의 조직이며 과거 ‘소시지 빵을 베이컨처럼 튀겨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주장했다. ‘소시지 빵’은 비밀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을 뜻하는 비속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구호가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찰의 목숨을 위협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법과 질서’, ‘법률 집행’ 등을 수시로 올리며 법 집행 수호자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조사에서 ‘범죄 대응에 있어 누구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가 43%로 바이든 후보(39%)보다 많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2020미국대통령선거#바이든#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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