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에서 태아로 수직감염이 이루어진 사례가 보고됐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는 드물게 발생할지라도 임산부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학교 부속 사우스웨스턴병원 의료진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산모가 임신 중 태아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의료진은 현재 산모와 아기 모두 회복됐으나 임산부들이 코로나19 노출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해당 연구는 최근 ‘조산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자궁 내 전파’라는 제목으로 ‘소아감염증저널(The Pediatric Infectious Disease Journal)’에 게재됐다.
연구를 진행했던 의료진은 “텍사스 지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증가함에 따라 산모와 영아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임신 중 전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아기에게 코로나19 감염이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 여성은 임신 34주 차에 조기진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했으며 이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 산모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전형적인 증상인 호흡기 증상을 나타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의 다른 증상으로 알려진 발열 및 설사 증상을 보였다.
산모는 입원 3일 후 양수가 터졌으며 8시간의 분만 끝에 7파운드3온스(약 3.26㎏)의 딸을 출산했다. 산모가 코로나19 양성이었던 관계로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분리돼 신생아 중환자실(NICU)에 입원했다.
아기는 태어난 지 약 24시간 후에 열이 오르고 비정상적으로 빠른 호흡과 혈중 산소농도가 떨어지는 등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났다. 의료진이 아기에게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출생 48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이가 실시했던 다른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당시까지 산모의 자궁에서 태아로 전염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 태아의 코로나19 감염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임산부에 미치는 영향을 거의 보고된 바 없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유행 초기 진행됐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에서 태아에게 수직감염될 가능성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원들은 산모의 양수, 제대혈 그리고 모유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지난 2월 해외 의학저널 ‘란셋(Lancet)’에 게재된 논문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산모와 태아 간 수직감염 연구에서도 신생아 감염은 없었으며 3월에 게재된 ‘소아과학회(Journal Frontiers in Pediatrics)’ 논문에서도 수직 감염에 대한 증거는 없었다.
의료진이 산모의 태반을 분석한 결과 염증의 징후와 태아가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후 바이러스를 찾기 위한 검사를 진행했다. 의료진이 전자 현미경을 이용해 태반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구조의 한 단위인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을 확인했다.
다행히 산모와 아기 모두 산소치료와 수액 외에는 별도의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보이지 않았으며 둘 다 완전히 회복했다. 아기는 약 3주간 입원 후 퇴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임산부와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개별 사례 보고가 아닌 대규모 코호트 연구 등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신생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태어날 수 있다는 인식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비록 드물게라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산모와 신생아가 코로나19에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며 “원격진료 등 산모가 다른 사람들과 섞이는 것을 없애는 모든 방법들이 다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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