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저커버그, 美 틱톡 규제 부추겨…트럼프에게 경고”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24일 10시 05분


코멘트

지난해 백악관 만찬서 "中 기업 위협적"
상원의원들과 한 회의서도 틱톡 거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의원들을 만나 중국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 규제를 촉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저커버그가 백악관과 의회의 반(反) 틱톡 정서를 부추겼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0월 백악관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인터넷 기업이 미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 기업을 큰 걱정거리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워싱턴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틱톡이 미국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앱 틱톡 상 시위 관련 발언이 심지어 미국에서도 검열되고 있다. 그게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인가?”라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일부 상원의원들과의 회의에서도 틱톡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저커버그와 지난해 9월에 만났던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틱톡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정보 당국자들에게 보냈다.

이후 정부는 틱톡이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지 검토 작업에 착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앱 전면 금지를 거론했다.

줄곧 틱톡을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6일 미국 관할에 있는 개인·기업과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간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틱톡 미국 사업 부문을 팔지 않으면 미국 내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저커버그가 틱톡에 대한 미 정치권의 대응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분명하다.

만찬 관련 질문에 백악관 대변인은 “행정부는 모든 사이버 연관 위협으로부터 미국인들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앤디 스톤 페이스북 대변인은 저커버그가 당시 만찬에서 틱톡 관련 논의를 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사용자만 1억명을 보유한 틱톡은 페이스북의 소셜미디어(SNS) 장악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페이스북은 한때 잠재적 위협으로 보이는 틱톡 같은 스타트업을 인수했지만, 독점행위 규제 당국의 조사로 인해 이런 거래가 어려워졌다. 그룹M의 글로벌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사장 브라이언 위저는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틱톡 같은 기업의) 기회를 제한할 규제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은 이달 자체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릴스를 출시했는데, 이는 틱톡의 복사판이다.

틱톡의 운명은 알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틱톡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틱톡 미국 부문 사업 인수 거래와 관련해 협상하고 있다. 이외 트위터, 오라클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케빈 메이어 틱톡 CEO는 지난달 블로그 글에서 페이스북이 “애국심으로 위장한 비방 공격으로 미국에서 틱톡의 존재를 지우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