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트럼프,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만들어”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20일 08시 56분


"우리 민주주의 위태로워…시민으로서 책임감 느끼길"
"누구도 혼자서 나라 바로잡을 수 없어…조 바이든 믿어 달라"

202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자질 부족’을 내세우며 조 바이든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3일 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개된 연설 발췌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직무에 걸맞게 성장하지 못했다,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 실패의 결과는 심각하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현직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의 집무실 면담을 거론, “내 후임자가 나의 비전을 포용하거나 나의 정책을 이어가리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직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데 조금의 관심을 보이길 바랐다”라고 했다.

이어 “그가 (대통령) 집무실의 무게를 느끼고 그에게 맡겨질 민주주의에 대한 어떤 경외심을 발견하기를 바랐다”라며 “하지만 그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트럼프)는 업무에 매진하거나 공통분모를 찾는 것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그 자신과 친구들을 제외하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어마어마한 권력을 사용하는 데에도 흥미가 없었다”라고 했다.

아울러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갈망하는 관심을 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리얼리티 쇼 외엔 대통령직을 대하는데 흥미가 없었다(no interset in treating the presidency as anything but one more reality show that he can use to get the attention he craves)”고 맹비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로 인해 미국이 처한 오늘날 현실에 관해 “미국인 17만명이 사망했다. 직업 수백만개가 사라졌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미비에 대한 비판이다.

아울러 “최악의 충격이 야기됐고, 세계 전역에서 우리 자랑스러운 평판은 몹시도 추락했다”라며 “우리의 민주주의 제도는 전에 없이 위협을 받고 있다”라고 개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처럼 양극화된 시기에 당신들 대부분이 이미 (투표를 앞두고) 마음을 정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어떤 후보자에게 투표할지, 혹은 투표 자체를 할지 아직 확신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당신은 우리가 향했던 방향에 신물이 났을 수도 있다”라며 “하지만 당신은 아직 더 나은 길을 찾지 못했거나, 단지 우리를 이끌고자 하는 이에 대해 충분히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발언, 바이든 후보 설명을 자청했다.

그는 이후 바이든 후보를 ‘내 친구’라고 일컬으며 “12년 전 내가 부통령을 물색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 형제를 찾게 될 줄은 몰랐다”라고 우애를 과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와 나는 다른 장소, 다른 세대에서 왔다. 하지만 나는 너무도 많은 고난으로부터 비롯된 그의 탄력성과 너무도 많은 비탄에서 비롯된 공감력에 빠르게 감탄했다”라고 바이든 후보를 치켜세웠다. 바이든 후보의 비극적 가족사를 시사한 발언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어 “조는 자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을 존경하고 품위 있게 배우는 법을 일찍부터 배운 사람이고, ‘누구도 당신보다 낫지 않지만, 당신도 누구보다 낫지 않다’라는 부모의 말을 따라 사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부통령으로서 자신과 지냈던 행정부 8년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는 8년에 걸쳐 내가 큰 결정에 직면할 때마다 마지막까지 방에 남아 있던 사람”이라며 “그는 내가 더 나은 대통령이 되게 했다. 그는 우리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경험과 성격을 가졌다”라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결론적으로 “오늘 밤, 나는 어두운 시기에 나라를 이끌고 더 낫게 건설할 조와 카멀라(해리스)의 능력을 믿어 달라고 당신에게 요청한다”라며 “어떤 미국인도 이 나라를 혼자서는 고칠 수 없다”라고 바이든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당신이 내게 표를 주고 내가 당신에게 더 좋은 걸 모두 주는 거래 같은 의미가 결코 아니다”라며 “시민으로서 당신의 책임을 받아들일 수 있는 당신 자신의 능력을 믿기를 요청한다. 그게 바로 지금 위기에 처한 것, 우리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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