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국과 FTA 원해”…미중 관계 또 다른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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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13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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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이원 대만 총통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상(FTA)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FTA는 경제동맹 이상의 함의가 있는 만큼 만약 미국-대만 FTA가 성사된다면 미국과 대만 관계는 물론 미중 관계에도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대만이 직면한 외교와 안보, 경제적 도전’ 웹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대만의 주요 교역국이자 무기 공급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재선 후 나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이루기 위해선 FTA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몇달 동안 대만과 미국은 경제적 연계성과 공급망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며 “TSMC가 애리조나에 최첨단 시설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기업의 대만 투자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FTA를 어떻게 진행할지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너무 오랫동안 긴밀한 무역관계는 양방향 무역의 극히 일부만 차지하는 기술적 측면에 방해를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차이 총통은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확립된 과학적 표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다”며 “나는 대만국민들이 미국과 더 긴밀한 경제 관계를 만드는 데 가치와 지혜를 모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이러한 합의가 의심할 여지 없이 더 광범위한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 2017년에도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FTA체결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 당시 왕페이링(王佩玲)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체결 가능성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는 중국 정부를 의식해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일각에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대만과 FTA를 체결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부는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자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대만과 FTA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이번 차이 총통의 FTA 협상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현재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과 접촉하는 것을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자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FTA는 경제동맹 이상의 함의가 있는 만큼 중국이 이번 차이 총통의 제안과 향후 미국의 대응에 어떻게 반응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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