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면 마스크 8000만 장을 유치원 등에 추가 배포할 계획이라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아베노마스크’로 불린 면 마스크 배포 정책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높고, ‘매장에서 쉽게 마스크를 살 수 있어 면 마스크가 필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면 마스크 추가 배포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사히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부터 9월까지 유치원, 보육소, 장애인시설, 경로시설 등에 추가로 면 마스크를 한 사람당 7장씩 나눠줄 계획이다.
앞서 4~6월 동안 모든 가구에 2장씩 면 마스크를 배포한 것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80%를 넘었고, 최소 10만 장이 반납됐다. 구청에는 ‘필요 없는 아베노마스크 기부하세요’ 코너까지 등장했다. 기타큐슈시의 한 간호사(44)는 아사히신문에 “정부가 배포한 면 마스크는 작고 얼굴에 밀착되지도 않아 간호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의료 현장에선 세탁해 재사용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어, 앞으로 도착해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면 마스크 배포 사업을 무리하게 지속하는 것은 이미 발주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사히가 후생노동성의 계약서 37통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배포 및 발주가 끝난 천 마스크는 총 2억8700만 장이었다. 모든 가구에 2장씩 배포하는 정책으로 1억3000만 장을 소화했지만 여전히 1억5700만 장이 남는다. 전체 발주 비용은 507억 엔(약 5675억 원)이며, 모두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었다.
전 후생성 관료였던 나카노 마사시(中野雅至) 고배대 교수(행정학)는 “코로나19 긴급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지출은 어쩔 수 없지만 (면 마스크 추가 배포와 같은) 쓸데없는 낭비를 없애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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