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있는 정치인은 성차별 안해? 아냐!”…美민주당 여성 의원 성토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4일 1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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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60대 男의원 "빌어먹을 X" 발언
오카시오코르테스 "여성 향한 태도의 문제"

“딸이 있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아내가 있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품위와 존경으로 사람을 대할 때 좋은 사람이 되는 겁니다”

미국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30) 연방 하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공화당의 테드 요호(65) 하원의원을 향해 성토 연설을 진행했다.

미 의회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이날 요호 의원의 사과를 받을 수 없다며 “이는 대통령, 공화당 남자 의원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남성이 보이는 나쁜 행동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발생한 건 지난 20일이다.

이날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의회 계단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며 전국이 범죄율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급증한 실업률과 빈곤층의 증가가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발언을 계속하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요호 의원이 난입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요호 의원은 내 얼굴에 삿대질하며 날 보고 ‘역겹다’ ‘미쳤다’ ‘위험하다’고 모욕했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요호 의원은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전화를 걸어 ‘빌어먹을 X’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전했다.

기자들이 요호 의원의 행동에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 22일 요호 의원은 의회에서 “나는 딸과 아내가 있는 사람”이라며 “이는 여성 혐오적인 언사라 아니다”는 어설픈 해명을 내놨다. “내 열정이나 하나님과 가족, 나라를 사랑하는 것에 대해 사과할 수가 없다”며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에게는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침묵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되레 “누군가 사과를 하면 용서를 받아야 한다”며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을 압박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이들의 행태에 “이번 사안은 여성을 향한 폭력 및 폭력적인 언행을 받아들이는 문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힘의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좋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체면을 위해, 혹은 의원직을 지키기 위해 사과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우리 모두가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잘못을 고치고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 수장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20년을 의원으로 일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나를 의원님이 아닌 낸시로 부른다”며 의회 내 성차별을 꼬집었다.

미국 의회 내 성차별은 꾸준히 문제가 되는 사안이다.

공화당 남성 의원들은 몇 해 전 국회에서 여성의 생식 문제와 관련한 토론을 열며 “5명의 자녀를 둔 펠로시 의원은 교황보다 아기 낳는 문제를 잘 해결할 것”이라며 조롱한 적이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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