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들었다놨다…아미 주도 K팝팬들 ‘유세장 노쇼’ 왜?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23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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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등을 좋아하는 케이팝(K-pop) 팬들이 유세장 ‘노쇼’(예약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행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세를 흔들어놓았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대통령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는 것에 대해 이들 K팝 팬들이 Δ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대학생 이상 나이인 데다가 Δ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고 Δ정치적으로 각성되어 있으며 Δ성향이 자유주의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2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선거유세는 100만명 이상이 입장권을 사전 요청했지만 정작 30% 정도만이 모습을 나타냈다. 코로나19 후 석 달만에 다시 열린 유세였다.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뉴욕주 의원은 “정의를 위한 싸움에 기여했다”며 그 공을 1995년 이후 태어난 이들인 ‘Z세대’와 K팝 팬들에게 돌렸다.

◇ BTS 아미 흑인 인권운동 위해 100만달러 모금하기도 : BTS팬들은 최근 흑인 인권단체에 보낼 기부금 100만 달러를 24시간만에 모았다. 또 백인 우월주의자의 소셜미디어 이용과 시위자를 잡기 위한 경찰의 동영상 제보 앱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워싱턴의 한 BTS 팬은 “지난 몇 년간 우리 팬덤이 정치에 극도로 관여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K팝 전체에서 가장 인종적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숫자는 수천만 명에 달하고, 많은 여론조사와 분석 결과 BTS의 팬들 소위 ‘BTS 아미’(군대) 대다수는 18세에서 30세 사이였다”고 말했다. 아이돌그룹을 좋아하는 팬들치고는 BTS의 팬층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들 대부분은 투표권이 있는 최소한 대학생이거나 직장인이다. 정치적 주제에 대해 교육을 받고 매일의 뉴스도 찾아보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 K팝 팬들 자유주의적 : 왜 유독 트럼프를 겨냥하는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K팝 팬들이 더 자유롭고 시민권 운동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어서라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 시각사회학자이자 대학 강사인 마이클 허트는 “K팝 팬들은 트럼프가 대변하는 정치공세, 책임 회피, 구태의연한 태도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이며 젊고 온라인 상으로 활동적인 K팝 팬덤은 트럼프의 차별적 메시지에 가장 거부감을 가질 만한 그런 종류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 디지털에 강해 : 허트 강사는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전 세계 어느 누구보다 디지털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BTS의 팬덤보다 온라인상에서 트럼프의 이익을 완전히 ‘디지털 암살’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BTS는 2018년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의 유엔 연설로 젊은 층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네덜란드인인 한 BTS 팬은 “당시의 유엔 연설이 정말 우리를 위로해준 것 같다”면서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실망한 느낌이 들 때마다 이것을 본다. 이 연설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하도록 영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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