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특별지위 박탈 절차 ‘시작’”…수위 낮은 美의 대중 보복 카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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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와 엄포는 강했지만 실질적인 극약 처방은 없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절차를 강행한 중국을 향해 미국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내놓은 대응 방안은 예상보다는 수위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최근 급습(홍콩보안법 표결)은 홍콩이 더 이상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을 뿐 당장 특별지위를 박탈하지는 않았다. 언제, 어떤 식으로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1단계 미중 무역합의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8분가량의 발표문을 읽은 뒤 평소와 달리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그대로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발표 직전까지 중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본래의 의도와 달리 홍콩 시민은 물론 홍콩 내 1300개 미국 기업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고, 홍콩과 뉴욕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부담스러운 카드이고 백악관의 경제 참모들은 신중한 대응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잠재적인 안보 위험을 안고 있다고 판단되는 중국발 일부 외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 불안의 증가를 이유로 홍콩에 대한 국무부의 여행경보를 재조정하고, 세관 특혜도 폐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의 자치권을 약화시키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중국과 홍콩의 당국자를 제재하는 데 필요한 조치도 밟겠다”며 제재 방침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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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중국이 홍콩 (압박)에서 물러나도록 1년의 시한을 주고, 불이행시 특별지위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이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급격한 관계의 파열을 피할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서는 “오늘 WHO와 관계를 종료하고 분담금은 전 세계의 긴급하고도 가치 있는 공중보건 필요를 충당하는 쪽으로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WHO가 중국 편을 들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중국 정부 당국자와 친중 성향 홍콩 인사들은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 내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고위 관리인 샤바오룽(夏寶龍)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때도 미국은 중국을 물리치지 못했다”면서 “중국인들은 어려움 속에서 외세에 대항해 단호히 자신을 지켜냈다. 현재 중국은 훨씬 더 강하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같은 날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무모한 제재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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