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무방비 상태” 유럽 의료진들 온라인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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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인력 부족 누적돼 반발 확산… 獨-佛 벌거벗은 사진 SNS 올려

의료장비 부족에 항의하며 알몸 시위에 나선 한 독일 의사가 “상처를 꿰매는 법을 배웠는데, 지금 나는 왜 마스크를 꿰매고 있냐”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출처 Blanke bedenken 홈페이지
의료장비 부족에 항의하며 알몸 시위에 나선 한 독일 의사가 “상처를 꿰매는 법을 배웠는데, 지금 나는 왜 마스크를 꿰매고 있냐”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출처 Blanke bedenken 홈페이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의료 장비와 인력 부족에 항의하는 의료진의 시위가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다.

27일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의사들은 ‘공백 우려’라는 단체를 조직해 누드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진료실 등에서 옷을 벗은 채 화장지나 처방전, 의료 도구로 주요 부위를 가린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며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독일 건강보험회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독일 진료 현장에는 일회용 마스크 1억 장, 의료진 전용 필터 마스크 5000만 장, 일회용 의료장갑 6000만 개 등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남부 포므롤의 의사 알랭 콜롱비에 씨(61)는 장비 지원 부족을 비판하며 벌거벗은 채 ‘총알받이’라고 적힌 붕대를 두른 사진을 최근 페이스북에 올렸다.

또 러시아 모스크바 코로나19 중앙의료원 의료진은 48시간 연속 근무하는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집단 사직서를 내기로 해 논란이 됐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의료진의 희생도 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마스크나 위생 장갑을 공급받지 못한 채 진료하다가 감염돼 숨진 의사가 최소 150명이 넘는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이날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다가 사망한 의료인 가족에게 보험금 6만 파운드(약 9300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코로나19#유럽 의료진#온라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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