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으로 뭉치는 美민주 중도후보들… 샌더스 ‘사면초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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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포기 후보들 “바이든 지지해 주세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오른쪽)이 2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유세장에 나타나 경선 포기 및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클로버샤 후보가 오른손으로 바이든 후보를 가리키며 그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루 전 경선 포기를 선언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이날 바이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댈러스=AP 뉴시스
경선 포기 후보들 “바이든 지지해 주세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오른쪽)이 2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유세장에 나타나 경선 포기 및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클로버샤 후보가 오른손으로 바이든 후보를 가리키며 그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루 전 경선 포기를 선언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이날 바이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댈러스=AP 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의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3일)을 하루 앞두고 경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경선 하차를 선언한 주요 주자, 당 수뇌부가 잇달아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 지지를 표명하면서 바이든과 ‘강경 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의 대결 구도가 굳어졌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4개 주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에는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일반 대의원 3979명의 34%인 1357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다.

에이미 클로버샤 후보는 2일 바이든 후보의 텍사스 유세장에 나타나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바이든은 나라를 통합시키고 민주당, 중도 성향의 공화당 및 무소속 유권자까지 아우를 인물”이라며 “우리는 대승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전 경선 포기를 선언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우리 모두로부터 가장 좋은 점을 이끌어낼 지도자는 바이든”이라고 외쳤다.

모두 중도 성향인 클로버샤와 부티지지의 잇따른 사퇴는 급진적인 샌더스 후보가 대선주자로 뽑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결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좌파 트럼프’로 불리는 샌더스 후보가 현직 대통령과 대결하면 중도층 유권자 포섭이 어려워 공화당의 재집권을 막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부티지지와 통화하며 중도파 후보의 단일화를 종용했다고 전했다. 이날 해리 리드 전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오바마 행정부의 수전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 등도 모두 바이든 지지를 표명했다. CNN은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후보가 ‘슈퍼 화요일’ 경선부터 참가하지만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 그 역시 ‘사퇴 후 바이든을 지지하라’는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의 지지율도 상승세다. 이날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샌더스와 바이든의 지지율은 각각 29%, 26%로 별 차이가 없다. 두 사람이 각각 라틴계와 흑인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고 동성결혼 등 진보 의제를 달가워하지 않는 편인 흑인들은 바이든을 지지한다. 반면에 라틴계는 샌더스 후보의 불법이민자 포용 및 국경장벽 건설 중단 공약에 환호하고 있다.

샌더스 후보는 당내의 급격한 반(反)샌더스 흐름에 개의치 않겠다며 “나를 막으려는 거대한 시도가 있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 기업 및 정치 기득권이 뭉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중도파가 바이든을 중심으로 뭉치듯 샌더스 후보와 노선이 비슷한 엘리자베스 워런 후보 역시 경선을 포기하고 샌더스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워런 캠프 측은 “경선 중단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티지지의 사퇴 배경에 대가성 거래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이들을 탄핵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중도 주자 결집을 비난했다. 그는 “바이든은 자신이 무슨 공직에 도전하는지도 모른다. 8개월 후 급진 사회주의자들을 물리치겠다”며 바이든과 샌더스 모두를 깎아내렸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
#미국 민주당#슈퍼 화요일#대선후보#조 바이든#버니 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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