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넣어준 뒤 수거…감옥에 갇힌 듯” 日크루즈 탄 英부부 증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6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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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객실에서 외국인의 고통스런 기침 소리가 들린다. 직원들이 각 방을 돌아다니고 있어 무섭다.” (아이디 ‘다’의 트윗)

“마스크를 한 승무원이 식사를 넣어준 뒤 다시 수거해 간다. 마치 감옥에 갇힌 것 같다” (영국인 데이비드 아벨 부부의 영국 뉴스 4채널 인터뷰)

5, 6일 이틀 동안 2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나온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대기 중인 탑승객들은 이렇게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 국적자 9명도 동일한 상황에 처해 있다.

3일 요코하마항에 도착한 크루즈선은 5일 무증상 승객을 하선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5일 오전 10명의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객실에서 나오지 말라’는 선내 방송을 시작으로 승객들은 2주간 객실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식사는 룸서비스 형태로 바뀌었지만 지연되는 일이 잦다고 한다. 와이파이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2주 동안 일본 국내외를 유람하는 비용은 선실에 따라 1인당 25만~138만2000엔(268만~1480만 원)이다. 선실은 1337개인데, 가장 저렴한 저층부의 내측 선실은 창문이 없어 햇볕이 들지 않는다. 방 넓이는 14㎡. 크루즈선에 타고 있는 30대 남성은 트위터에 “순번을 정해 산보를 할 것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창문이 없는 객실을 위한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크루즈선은 6일 오전 요코하마항에 접안해 식량과 필요한 물품을 실었다. 당시 일부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객실 베란다에 나와 손을 흔들었다. 일본 외무성은 5일 각국 주일 대사관의 영사관 연락처를 크루즈 운영사에 넘겼다. 승선객들이 자국 영사관에 긴급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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