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베리 “집이 불타고 있다”…트럼프 ‘나무 심기 공약’ 비판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22일 0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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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지 않으면 매시간 불길에 연료대는 격"
"탄소 배출 경감이 아니라 중단해야"
트럼프, 다보스 연설서 '나무 1조 그루 심기' 참여 약속

스웨덴 출신의 17세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21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서 “우리의 집이 여전히 불타고 있다”며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툰베리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EF 연차 총회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이 같이 지적하고 “당신은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매시간 불길에 연료를 대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툰베리는 “나는 1년 전 다보스에 와서 우리의 집이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당신이 겁에 질리길 바란다고 말했다”면서 시간이 흘렀음에도 기후 변화 문제를 놓고 나아진 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존재하지도 않는, 아마도 절대 그럴 일 없는, 기술에 의존하라고 말하지 않겠다”며 “아마존 삼림은 베여 넘어지고 있는데 아프리카에 나무를 더 심으라고 누군가에 돈을 지불함으로써 당신의 배출량을 벌충하라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툰베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언급한 나무 1조 그루 심기 공약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나무 심기는 당연히 좋지만 절대 충분하지 않다. 실질적인 경감과 리와일딩(생태계 복원)을 대체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배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연설에서 미국이 삼림 재건과 관리에 계속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이번 총회에서 발족된 ‘나무 1조 그루 심기 이니셔티브’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후 변화에 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툰베리는 “이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당신의 정당에 대해선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좌파, 우파, 중도 모두 실패했다. 어떤 정치 이념과 경제 구조도 기후와 환경적 비상 사태를 저지하고 응집력 있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지금 세상은 불에 타고 있다”면서 “당신이 당신 아이들을 무엇보다도 사랑한다면 행동하라고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툰베리는 기후 변화 대책으로 기업, 정부, 기관들이 화석 연료 투자 및 추출에 관한 모든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석 연료 보조금을 폐지하고 화석 연료 사용 역시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툰베리는 이날 앞서 참석한 패널 토론에서도 “분명히 하자. 우리에겐 ‘저탄소 경제’는 필요없다. 우리에겐 ‘배출 경감’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배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50회 다보스포럼 연차 총회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주제는 ‘화합·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이해관계자들’이다.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과 기업인들 약 3000명이 자리한다.

툰베리는 재작년 9월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회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1인 시위를 했다. 그의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수백 만명의 사람들이 그의 기후 보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툰베리의 활동을 번번히 폄하했다. 지난해 12월 툰베리가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자 “분노 조절 문제를 해결하고 친구랑 영화나 보러 가라”면서 그를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부정하면서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되는 환경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국제사회가 2015년 체결한 파리 기후협약 역시 미국에 경제적으로 불이익이라는 이유로 탈퇴했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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