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前 닛산 회장, 레바논 어떻게 갔나…日에선 “모른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31일 1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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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외무성 간부 "사실이면 양국 법부당국간 얘기" 국가 간 이슈 확대 가능성 시사
WSJ "곤 전 회장, 며칠 내로 기자회견 예정"

일본 도쿄(東京) 거주한다는 조건으로 일본 법원서 보석으로 풀려났던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전 회장이 레바논으로 출국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관계자들은 모두 “확인중”이라며 곤 전 회장이 어떤 경위로 출국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NHK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이 일본을 출국해 레바논에 도착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의 보도에 대해 복수의 일본 법무성 간부는 “현재 확인중이다”고만 밝혔다.

외무성 간부도 “파악하고 있지 않다. 원래 출국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며 “우리들이 사전에 알았다면 법 집행기관에 통보했어야 할 이야기다”고 지적했다. 즉, 곤 전 회장의 출국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막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간부는 “이 사건이 만일 사실이라면 양국 법무 당국 간 이야기가 된다”며 국가 간 이슈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복수의 검찰 간부도 “파악하고 있지 않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곤 전 회장의 변호인 가운데 한 명도 “아무 것도 모른다. 지금부터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닛산 자동차 간부 가운데 한 명도 NHK에 “(언론)보도로 처음 알게 돼 놀랐다”고 말했다.

앞서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곤 전 회장은 29일, 혹은 30일 레바논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지역 언론은 그가 개인 제트기를 타고 도착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이들 외신의 보도를 인용해 곤 전 회장의 레바논 출국 소식을 전했다.

곤 전 회장은 금융상품거래 위반 등 혐의를 받고 기소돼 올해 4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도쿄지방법원은 그를 보석하며 도쿄 내 거주와 해외로의 출국을 금지 조건을 달았다.

요미우리 신문은 도쿄지방법원이 곤 전 회장의 출국을 인정했는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WSJ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받는 혐의는 닛산 경영진이 꾸며냈다고 보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일본을 탈출했다. 앞서 미 언론을 중심으로 일본 닛산의 간부들이 프랑스 르노와의 합병을 막기 위해 곤 전 회장의 체포를 기획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WSJ에 따르면 그는 며칠 안에 레바논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곤 전 회장은 “산업적, 정치적인 인질로 사는 데 지쳤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재판은 내년 4월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태생인 그는 레바논에서 자랐다. 아직도 레바논에 친구, 가족 등이 거주하고 있으며 현부인과 전 부인 모두 레바논 출신이다.

레바논, 프랑스, 브라질 시민권을 가진 그는 국외에서 활동 중인 레바논 출신 사업가 중 가장 성공한 인사로 꼽히기도 한다.

곤 전 회장은 보수를 축소 신고해 지난해 11월 금융상품 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 석방된 뒤 자금 유용 혐의로 올해 4월 또 체포됐다. 그가 총 4차례 체포됐다가 보석 석방되자 일본 내에서도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그는 유가증권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약 8000만달러 축소 신고하고, 닛산이 오만 대리점에 보낸 500만달러를 레바논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1470만달러를 사우디아라비아 지인에게 부정 송금한 혐의도 있다.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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