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행법, 하원 관문 통과…1월 EU 탈퇴 박차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0일 2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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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행을 위한 탈퇴협정법안(WAB)이 20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관문을 넘었다. 이로써 영국은 다음달 31일 브렉시트를 발효할 전망이다.

영국 하원은 이날 WAB를 2차 독회(법안의 전반적 취지에 대한 표결)에 부쳐 찬성 358표, 반대 234표로 승인했다. 의회가 사실상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이행하겠다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계획을 지지한 것이다.

존슨 총리는 표결 직후 트위터를 통해 “WAB가 제2독회를 통과했다. 우리가 브렉시트 완수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지난 12일 총선에서 압도적인 의회 과반 지위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WAB는 이날 표결에서 무리 없이 하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존슨 총리는 이날 표결에 앞서 “이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때가 됐다. 탈퇴와 잔류라는 낡은 딱지를 떼야 한다”며 “법안은 1월 31일 우리의 탈퇴를 보장한다. 이 시점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하고 끝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지난 3년간의 유감스러운 이야기를 끝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EU와의 야심찬 자유 무역 협정을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차 독회를 통과한 법안은 하원에서 소관 위원회 심의와 최종적인 3차 독회 표결을 거쳐 상원으로 넘어간다. 하원의 최종 표결은 다음달 9일 실시될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하원 절차 이후에는 비선출직인 상원의 승인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가가 뒤따른다. 일련의 과정은 1월 중 처리될 예정이다. 이후 유럽의회가 바통을 넘겨 받아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한다.

존슨 총리는 지난 10월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한 직후 WAB를 법제화하려고 했지만 영국 의회 내 의견이 엇갈린 탓에 실패했다. 이후 영국은 브렉시트를 10월 31일에서 내년 1월 31일로 연기하고 이달 12일 총선을 실시했다.

WAB는 영국 전체가 EU 단일시장·관세동맹을 탈퇴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댄 영국령 북아일랜드는 법적으로 영국 관세영역에 남되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했다.

정부는 이번 표결에 앞서 WAB에 정부의 브렉시트 추진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특히 존슨 총리가 예고한 대로 의회가 브렉시트 과도기(2020년 12월 31일까지)를 연장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영국이 다음달 브렉시트 발효 이후 11개월 안에 EU와 무역 협정 등 미래관계 협상을 마쳐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합의가 불발되고 과도기 연장도 무산될 경우 영국이 최종적으로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표결에 앞서 “정부가 브렉시트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서 정치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노동당은 더 바람직하고 공정하게 EU를 떠날 길이 있다고 보는 만큼 법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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