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표결 이모저모…‘민주주의 훼손’ 11시간 열띤 논쟁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19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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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하원 역사상 세 번째로 탄핵된 대통령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미 하원의원들은 탄핵을 두고 10시간 넘도록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비판한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맞섰다.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은 본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남용 혐의와 의회방해 혐의 두 가지 탄핵 소추안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당초 의원들은 오전 9시에 논쟁을 시작해 6시간 후 종료하고 표결하기로 했지만 한 번 불붙은 논쟁은 쉽게 끝나지 않고 오후 8시가 넘어서도 계속됐다.

탄핵 표결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 9월24일 탄핵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지 85일 만에 이뤄졌다.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이 기간 동안 하원은 여러 외교관과 전직 행정부 직원들을 소환해 증언을 들었다.

펠로시 의장은 “하원의장으로서, 나는 엄숙하고도 애석하게 미국 대통령 탄핵에 대한 토론을 시작한다”며 “그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가 오늘 여기 모여서 얘기할 것은 우리가 공화국을 지킬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권한남용 혐의 탄핵소추안에 적힌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열거하며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희생시키면서 부적절한 개인적·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공직 권한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방해 혐의 탄핵소추안을 읽으면서 “대통령은 잘못이 드러나자 전례 없이 무차별적인 각종 방해와 방어 전술을 펼쳤다. 우리나라 역사상 대통령이 법 위에 있는 것처럼 선언하고 행동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제리 내들러(민주·뉴욕) 미 하원 법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선서를 위반했다”며 “그의 행동으로 탄핵은 정당화되고 그가 공직에서 물러날 것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 래트클리프(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은 “역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하원 역사상) 세 번째로 탄핵된 대통령으로 볼 것”이라며 “민주당의 유산은 헌법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이에 탄핵 정국을 주도해 온 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역사는 내 동료들이 이 비윤리적인 대통령에 맞설 용기가 부족하자 오히려 이런 일을 한 사람들을 공격함으로써 스스로를 위로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프 위원장은 “대통령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말해줄 사람이 이렇게 적은 것을 보다니 정말 재미있다”고 신랄하게 비꼬았다.

케빈 맥카시(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조작됐다”며 “미국 역사상 가장 당파적이고 가장 신뢰가 어려운 탄핵”이라고 비판했다. 맥카시 대표는 “민주당은 절차뿐만 아니라 증거를 모으는 데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스테니 호이어(민주·메릴랜드·80) 하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 중 마지막으로 단상에 올라 “내가 이 위대한 기관(의회)에서 일한 모든 세월 동안 나는 미국 대통령의 명백한 잘못을 마주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호이어 대표는 1981년부터 38년간 하원의원으로 재직 중이다.

호이어 대표가 “파격적인 사건”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이 용기를 내야 한다”고 촉구하자 공화당 의원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미 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두 건 모두 찬성 230표, 반대 197표로 통과시켰다.

CNN에 따르면 미치 매코넬(공화·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공화당 간부들과의 오찬에서 이번 주말쯤 상원 탄핵심판 개시 날짜를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상원 탄핵심판은 내년 1월 중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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