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세리에 A, 인종차별 금지 포스터에 원숭이 얼굴 사용 ‘논란’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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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경하고 역겨운 우스갯거리" 차별감시단체 비난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가 인종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포스터에 3마리의 원숭이 얼굴을 사용해 무신경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세리에 A측은 그러나 “진정한 예술은 도발적이다”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는 종종 흑인 선수들이 경기 도중 관중들로부터 원숭이라는 조롱을 받아 문제가 돼왔다. 포스터의 작가 시몬 푸가조토는 “3마리의 원숭이는 우리(인류)는 모두 한 종족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리에 A는 밀라노에서 인종차별 금지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면서 이 같은 포스터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의 인종차별을 감시하는 단체 파레(FARE)는 “역겨운 우스갯거리”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세리에 A는 “작가의 의도는 인종주의적 구호를 외치는 사람은 바로 과거 인류의 조상이던 원숭이로 되돌아간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는 로멜로 루카쿠, 프랑크 케시에, 달베르트 엔리케, 미랄렘 퍄니치, 호나우두 비에이라, 칼리두 쿨리발리, 마리오 발로텔리와 같은 선수들이 경기 중 관중들로부터 조롱을 받으면서 인종차별이 끊임없이 문제가 돼 왔다. 이들 가운데 보스니아 출신인 퍄니치를 제외한 모두가 흑인 선수들이며 이들에 대한 조롱은 아무 처벌도 없이 유야무야돼 왔다.

FARE는 트위터를 통해 “이탈리아 축구는 또다시 세계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인종차별에 대처하는데 실패한 것으로도 모자라 역겨운 우스갯거리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가조토 작가는 “3마리의 원숭이는 각각 유럽인과 아시아인, 흑인을 나타내는 것으로 나는 이 포스터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터는 페어플레이와 관용을 반영한 것이며 원숭이는 피부색을 중요하지 않다는 상징으로 그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세리에 A의 루이기 데 시에르보 총재는 “편견에 대한 세리에 A의 반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종주의는 위험한 전염병으로 우리는 시몬의 포스터와 같은 문화적 측면과 스포츠 측면, 경찰과의 협력을 통한 억압이라는 3가지 측면에서 이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 시에르보는 또 인종적 구호를 외치는 관중을 밝혀내기 위해 얼굴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생활 보호와 관련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일단 얼굴인식 기술이 개발되면 인종차별 구호를 외치는 관중들에게 축구 클럽이 직접 개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마=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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