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일국양제 수호한 람 장관 칭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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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수반 만나 “갖은 압박 맞서 헌신”
람, 선거 패배 불구 당분간 유임 전망
中, 시진핑 마카오 방문 앞두고 시위 경력 40대 검문중 체포 의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베이징(北京)에서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을 만나 “압박을 이겨내며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결연히 수호한 것을 칭찬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집무실이 있는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올해가 홍콩 반환 이래 가장 가혹하고 복잡하며 압박이 큰 한 해였다”며 “람 장관이 홍콩의 비상 시기에 보여준 용기와 책임을 다한 자세를 중앙정부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가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고, 지난달 홍콩 정부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의 구의원 선거에서 반중 성향의 범민주파가 압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람 장관에 대한 신임을 재차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교체설이 나오던 람 장관은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람 장관을 만나 “홍콩이 경제 사회 발전 중에 직면한 일련의 심층적 모순과 문제를 시급히 연구해야 한다”며 반중 시위의 빠른 해결을 주문했다. 리 총리는 “홍콩 사태가 현재까지 이어지며 사회 전체에 여러 손해를 입혔고 분명한 경기 후퇴가 발생했다”며 “홍콩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 총리가 언급한 ‘심층적 모순’에는 중국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두려움이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홍콩 시민들의 공포심은 반중 시위의 원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40대 시민 찬모 씨가 13일 버스를 타고 홍콩과 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港珠澳) 대교를 건너다 실종됐다. 찬 씨의 가족은 그가 대교 중간에 있는 검문소에서 체포됐다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남긴 후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마카오 주권 반환 20주년(20일)을 맞아 시 주석이 18∼20일 마카오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시위 참가 경험이 있는 찬 씨를 임의로 체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홍콩 시위대는 15일에도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며 친중 기업이 운영하는 식당 기물 등을 파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시진핑#홍콩#람 장관#반중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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